[옐런, FOMC 데뷔] "테이퍼링 종료 6개월 후 금리인상"…옐런 '돌직구'에 시장 화들짝

입력 2014-03-20 21:21  

작심 발언 vs '루키의 말실수' 해석 엇갈려
채권매입 4월부터 100억弗 추가 축소
금리정책 기준서 실업률 빼…불확실성 커져



[ 워싱턴=장진모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19일(현지시간) ‘내년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하락하고 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기자회견에 처음 데뷔하는 루키(옐런)의 말실수에 시장이 과민반응을 보였다”는 분석도 있지만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금리인상 시기 엇갈린 메시지

Fed의 금리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정례회의 후 성명서를 통해 “채권매입 프로그램(양적완화)이 종료된 이후에도 ‘상당 기간’ 제로금리(0~0.25%)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명서와 함께 발표된 경제전망보고서가 조기 금리인상설에 불을 질렀다. 보고서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이 예상한 2015년 말의 기준금리(중간값)는 연 1%로 지난해 12월 전망치(연 0.75%)보다 높아졌다. 2016년 전망치도 종전 연 1.75%에서 연 2.25%로 올라갔다. 시장은 Fed가 예상보다 더 공격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옐런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FOMC 위원들의 금리전망치가 소폭 변동했지만 이런 것들은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상당 기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FOMC 성명서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더 중요한 지침”이라고 했다. 이어 금리정책에 대한 Fed의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옐런 의장은 ‘상당 기간이 어느 정도를 뜻하느냐’는 질문에 “명확하게 밝히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6개월 정도가 아닐까 싶다”고 말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지금 속도대로 지속되면 오는 10월 FOMC 회의 때 양적완화가 종료된다”며 “이는 그로부터 6개월 뒤인 2015년 4월 금리인상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금융시장의 컨센서스는 ‘2015년 3분기’였다. 결국 옐런의 ‘6개월’ 발언이 조기금리 인상 관측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밀런 뮬레인 TD증권 리서치 이사는 “옐런이 시장의 이런 반응을 예상하고 한 발언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옐런의 엇갈린 메시지가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마켓워치는 “옐런은 기자회견에서 한 시간 동안 말했지만 시장은 단지 세 단어(around six months)만 들었다”고 평가했다.

○‘선제적 안내’ 수정도 불확실성 가중

FOMC는 이번에 두 가지를 결정했다. 우선 채권매입 규모를 월 650억달러에서 4월부터 550억달러로 축소했다. Fed는 작년 12월 테이퍼링에 착수해 지금까지 세 차례 100억달러씩 줄여 왔다.

또 금리인상 시기를 ‘실업률 6.5%’와 연계시킨 포워드가이던스(선제적 안내)를 수정했다. 성명서는 “실업률 6.5% 대신 고용시장 상황, 물가상승 압력, 금융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금리인상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Fed는 2012년 말부터 “실업률이 6.5% 밑으로 떨어질 때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선제적 안내를 해왔다. 그런데 실업률(2월 6.7%)이 목표치에 근접하자 이를 수정할 필요가 생겼다.

옐런 의장은 “실업률이 고용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실업률만 볼 게 아니라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비율, 성인 구직자 비율, 비정규직과 정규직 비율 등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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