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신탁의 최대주주와 2대주주가 21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각각 사내외이사 1명씩을 선임했다. 최대주주인 엠케이인베스트먼트와 2대주주인 아이스텀앤트러스트는 한국토지신탁 경영권을 두고 표대결을 벌였다.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토지신탁 본사에서 열린 제1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엠케이인베스트먼트가 주주제안으로 내세운 최윤성 엠케이전자 대표가 사내이사로 결정됐다. 사외이사에는 아이스텀앤트러스트 측 후보인 전석진 법무법인 산경 변호사가 선임됐다.
최 대표는 전체 4억3475만여표 중 2억2000만여표를 얻었다. 사외이사에 선임된 전 변호사는 1억6000만여표를 받았다.
이사 선임은 집중투표제로 이뤄졌다. 집중 투표제는 선임 이사 명수대로 주당 2표씩 배정해 사내·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표를 행사하는 방식이다. 사내이사 후보 중 최다득표자가 사내이사로 선임되고, 사외이사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사외이사로 결정된다. 이날 주총에는 전체 의결권의 86.09%인 2억1737만주가 참석했다.
당초 최 대표와 아이스텀 측 사내이사 후보인 주형유 한국토지신탁 본부장간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됐다. 하지만 아이스텀 측이 사외이사에 표를 집중하면서 엠케이 측과 이사 한 명씩을 나눠 갖게됐다. 이사회 멤버 9명 중 아이스텀 측 이사는 6명으로 늘어났다.
최 대표가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되면서 한국토지신탁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엠케이인베스트먼트 측은 지난해 말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한국토지신탁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이사회에 참여할 수 없어 경영권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다.
콜버그크래버스로버츠(KKR)가 아이스텀 측 지분 31.61%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대주주인 아이스텀 측은 전날 KKR이 한국토지신탁 지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KKR은 운용자산이 600억 달러에 달하는 사모펀드다.
엠케이인베스트먼트는 리딩밸류2호사모투자전문회사(LVFII)를 통해 한국토지신탁 지분 37.56%를 갖고 있다. 엠케이인베스트먼트는 엠케이전자의 자회사다.
한편 이날 의결권 대리행사를 위해 주총장을 찾은 대리인들과 한국토지신탁 직원들간에 주총장 입장을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국토지신탁 측에서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지참한 대리인에 한해서만 입장을 허용했기 때문. 항의가 빗발치고, 고성이 오간 끝에 주총 개시 20분전 한국토지신탁은 인감증명서가 없어도 의결권을 위임한 주주의 신분증 사본을 지참한 대리인들에 한해 입장을 허용했다. 주총은 예정시각인 오전 10시를 훌쩍 넘겨 시작됐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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