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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지난해 가동을 시작하고도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화학의 미국 미시간법인(LG Chem Michigan Inc.)은 지난해 매출 12억원에 1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2년 완공을 하고도 1년 가량 가동을 못하면서 그해 매출 ‘0’원에 86억원의 순손실을 본데 이어 재무구조가 더 악화되고 있다.
LG화학이 3억달러(약 32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것은 2009년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와 더불어 미시간주 브라운스톤에 있는 GM 공장을 겨냥한 것이다. 2010년 7월에 열린 공장 기공식엔 오바마 대통령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2012년 공장을 완성하고도 전기차 수요가 살아나지 않아 가동을 못했다. 1년 여가 지난 후인 지난해 7월 비로소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GM 전기차에 납품을 시작했다. 덕분에 매출은 발생하기 시작했지만 오히려 손실은 더 늘었다. 올 들어서도 3개 라인 중 1개 라인만 가동되고 있는 실정이다.
관심을 모아온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에 배터리 공급을 추진해온 것도 최근 내부적으로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기존 배터리 거래처인 일본 파나소닉과 공급 계약을 연장하는 한편, 파나소닉과 함께 총 20억 달러(약 2조1500억원)를 투자해 직접 배터리 제조에 나서기로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분명히 있다”며 “아직은 부족하지만 내년이면 의미있는 숫자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향후 미국 공장을 현지 친환경차 시장의 확대에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기지로 키워갈 전략이다. 올해 전기차 시장 수급 상황 등을 감안해 생산 물량도 늘려나갈 방침이다. 원래 계획한 5개 생산라인 중 아직 건설하지 않은 2개 라인도 내년 9월 완공을 목표로 증설할 예정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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