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0억 들여 5년만에…市 "20년간 13조 경제효과"
기둥·직선 없는 비정형…이달말까지 무료개방
[ 강경민 기자 ]
서울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번 출구로 나가면 4만5113장의 알루미늄 패널로 지어진 우주선 같은 형태의 거대한 건물이 곧바로 눈에 들어온다. 서울시가 2009년부터 4840억원을 들여 완공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다. ‘디자인 서울’의 메카로 키우겠다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DDP는 2011년 박원순 시장 당선 이후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착공 5년 만인 21일 개관했다.
◆‘직선’과 ‘기둥’ 없는 비정형 건물
옛 동대문운동장이 있었던 자리에 대지면적 6만2692㎡ 규모로 들어선 DDP는 지하 3층, 지상 4층(최고 높이 29m)으로 조성됐다. DDP 설계는 이라크계 영국인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 시공은 삼성물산이 맡았다. 내부로 들어서면 다른 건물과의 차이점이 금방 눈에 띈다. ‘직선’과 ‘기둥’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직선과 기둥 없이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메가트러스(삼각 뼈대 구조물)와 스페이스 프레임(3차원 구조물) 등의 신기술이 건물 곳곳에 적용됐다.
DDP는 △알림터 △배움터 △살림터 △디자인장터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등 5개 시설 내 15개 공간으로 구분된다. 2500석 규모의 알림관과 200석 규모의 국제회의장이 갖춰진 알림터에선 컨벤션, 패션쇼, 공연 등이 열린다. 배움터는 디자인전시관·디자인둘레길 등 디자인 관련 콘텐츠를 전시한다. DDP 첫 외부전시인 ‘간송문화전’도 이곳에서 열린다. 살림터는 민간 디자이너들의 교류 및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지하철 1번 출구와 연결된 DDP 지하 2층은 쇼핑몰 등 복합편의공간인 디자인장터다. DDP 외부엔 옛 동대문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기념관 등이 마련된 동대문역사공원이 조성됐다.
DDP는 정문과 후문 개념이 없이 주차장 입구, 지하철 출구를 연결하는 길을 포함해 42개의 출입문이 있다. 층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각각의 공간이 연결돼 있어 미리 장소를 파악하지 않으면 내부에서 길을 잃을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전시 관람료는 일반인 기준 8000원이며, 청소년·65세 이상 고령자 및 20인 이상 단체 관람객은 4000원이다. 패키지 입장권을 이용하면 더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살림터, 둘레길, 공원, 잔디사랑방 등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이달 31일까지는 간송문화전을 제외한 모든 전시관이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연간 550만명의 방문객 유치 기대
DDP는 2011년 박 시장 취임 이후 세부 계획이 계속 바뀌면서 부침을 겪었다. 당초 서울시는 2012년 초 DDP를 ‘디자인 공간’에서 ‘시민 커뮤니티 참여 공간’으로 바꾸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연간 100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에 따라 같은 해 말 컨벤션과 콘서트 등의 공연을 적극 유치하고, 전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겐 입장료도 받는 등 수익성을 강화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DDP 운영에는 시설유지비 등 연간 321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관람료 수입 및 대관 등을 통해 매년 321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려 흑자를 거둘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지하철역과 인접해 접근성이 좋은 데다 공간이 넓고, 연중 내내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이날 박 시장,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8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DDP 개관식을 열었다. 박 시장은 “DDP를 통해 연간 외국인 관광객 150만명을 포함한 550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할 계획”이라며 “건립 후 20년간 13조원의 생산효과와 11만3000명의 고용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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