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역사상 첫 주가조작은 나폴레옹 사망?

입력 2014-03-22 13:00  

두걸음 더 !


“여러분, 나폴레옹이 죽었습니다! 연합군이 드디어 파리를 점령했어요!”

나폴레옹 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랐던 1814년 2월 어느 날. 군복을 입은 한 병사가 영국 거리를 뛰어다니며 이렇게 외치기 시작했다. 이내 다른 몇몇 사람도 이 소식을 전하면서 소문은 온 도시로 퍼져나갔다. 전쟁에 찌든 영국인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뉴스는 없었다. 투자자들은 달아올랐고 주가는 급등했다. 하지만 이내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주가는 다시 곤두박질쳤다.

소문의 진원지는 드 베렝거라는 인물과 그 일당들이었다. 이들 거짓 소문을 퍼뜨린 뒤 주가가 오르자 보유 주식을 모두 내다팔아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 이게 주가 조작이라는 범죄가 처음으로 법정에서 단죄받은 ‘베렝거 사건’ 의 전말이다.

주가 조작의 역사는 증권시장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베렝거 일당이 썼던 방법은 오늘날도 자주 사용되고 있는 주가 조작의 고전적인 형태다. 한 세력이 특정 주식을 싼 값에 사들인 다음 그럴 듯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이 사실을 모르는 투자자들이 뛰어들면 비싼 값에 되파는 것이다.

보통 이런 주식을 ‘작전주’라고 하고 이 같은 거래를 꾀하는 당사자들을 ‘작전세력’이라고 한다. 작전주는 보통 장기간 하락한 뒤 저점에 머물러 있는 주식이 선정된다. 이제 ‘올라갈 일’만 남은 것 같아 보이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역이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작전세력에는 증권 브로커와 대주주 등이 포함된다. 상대적으로 정보력이 부족한 개미투자자(소액 개인투자자)는 이 같은 ‘작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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