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도 정책회의 강행군…하루 3~4곳 현장방문
"10월부턴 성과내자" 독려…"70년대식 근면성" 비판도
[ 김태훈 기자 ] 지난 22일 토요일 아침 정부과천청사. 평소 같으면 한가한 주말이지만 이날은 이른 시간부터 대강당에 500명의 공무원들이 모여들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소집한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한 행렬이었다.
당초 미래부는 하루 전날인 21일 출범 1주년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 장관은 대통령까지 규제개혁을 위해 끝장토론에 나섰는데 기념식을 하기보다는 함께 머리를 맞대 차분히 정책적 방안을 찾아보자고 이 자리를 제안했다. 최 장관은 “국민들의 불만이 많은 액티브X 사용 문제 등 미래부에 쏟아진 규제개선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며 “2016년까지 규제를 20% 이상 감축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행사가 갑자기 주말에 열리자 일부 젊은 직원들은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걸로 끝날 분위기가 아니다. 최 장관은 다음주 토요일에도 규제개혁,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관련한 후속 회의를 갖는 등 사실상 ‘주 6일 근무’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최 장관의 이 같은 행보는 미래부가 창조경제를 앞세운 박근혜 정부의 ‘아이콘’으로 출범 1주년을 맞았지만 그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창조경제는 아직도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개념적 모호성이 지적되고 있고, 정책과 민간의 창의를 융합하겠다는 미래부의 역할도 찾아볼 수 없다는 얘기가 많은 게 사실이다.
지난달 임시국회에서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미래부가 제안한 법안을 한 건도 통과시켜주지 않았다. 방송법을 둘러싼 여야 간 대치 결과이지만 주무 부처로 야당을 적극 설득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종 언론의 부처별 평가에서 뒤에서 1~2등을 차지하기 일쑤였다.
주 6일 근무 선언과 관련한 평가도 엇갈린다. 상상력과 창의성을 강조해야 할 미래부 장관이 1970년대식 근면성을 앞세워서야 되겠느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교수 출신으로 관료사회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처럼 냉랭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최 장관은 특유의 우직한 스타일을 밀고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그는 무엇보다도 현장을 중시했다. 하루 평균 3~4곳 이상을 돌며 문제점을 직접 파악하고 있다. 지금까지 18개 출연연구기관을 방문해 기초연구에 치중하던 출연연의 성격을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연구개발 전진기지’로 바꿔 놓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함께 만든 창조경제 민간합동추진단 활동도 본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최 장관은 이날 출범 1년 성과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고 미흡한 점을 보완해 나가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내부적으로는 성공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외부에 알리는 부분은 약했다”며 “창조경제라는 단어 자체에 모호성 유사성이 있는데다 이론적으로 잘 설명하지도 못했다”고 반성했다.
구체적 성과 도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적어도 올해 10월부터는 직접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그동안 준비한 것들을 치밀하게 체계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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