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30개 이상 확보해야
문체부 "품질 저하 우려"
[ 문혜정 기자 ] 서울 송파구가 24일 오피스텔의 관광호텔 전환을 허가하기로 한 것은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해 중저가 호텔이 지역 안에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 배경에 깔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11월 법제처가 내린 ‘방이동 오피스텔의 관광호텔 전환 가능’ 취지의 유권 해석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현행 관광진흥법은 관광숙박업자에 대해 객실 등 관광사업시설을 분양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법제처의 유권 해석이 엇갈리면서 생겨났다. 문체부는 작년 7월 이미 분양된 오피스텔의 관광호텔업 등록이 불가하다고 재해석을 내린 반면 법제처는 관광진흥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냈다. 송파구는 이날 관광호텔 분양금지 조항의 취지가 이미 인허가를 받은 관광호텔의 객실에 한정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분양자들과 전문 관광사업자 간 계약을 통해 호텔 위탁 운영도 가능하다고 결론냈다.
이희병 송파구 관광정책팀장은 “송파구 잠실 일대는 ‘관광특구’로, 제2롯데월드까지 완공되면 연간 송파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4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며 “중저가 관광호텔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이 많은 마포·강남·영등포·구로구 등 서울 시내 상당수 자치구들도 오피스텔의 관광호텔 전환에 대한 가능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강남구 박희수 관광진흥과장은 “오피스텔의 관광호텔 전환 요청이 들어오면 법제처 해석에 따라 사업승인을 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자치구의 관계자는 “일부 관광진흥법 조항들이 서로 상충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게 문제인데 문체부도 이를 알고 내부적으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오피스텔을 관광호텔로 전환하려면 사업자는 30개 이상 객실을 확보해야 한다. 객실에 취사시설이 없는 대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식당이나 커피숍 등의 시설을 갖춰야 한다.
우려되는 점도 있다. 이미 분양된 오피스텔의 관광호텔 전환을 허용할 경우 결과적으로 호텔 객실을 개인들에게 분양하는 것이 될 수 있어서다. 문체부 관광산업과 관계자는 “관광호텔의 객실이 개인들에게 무분별하게 분양돼 관광호텔의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도 있다”며 “종합적인 논의를 거친 뒤 공식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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