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천안함 4년, '46용사' 잊지 말자

입력 2014-03-25 20:33   수정 2014-03-26 04:12

"무방비 상태로 당한 천안함 폭침
北의 무력도발 경계 늦추지 말고
통일대업 앞당길 지혜를 모아야"

박수근 < 군사문제硏 연구위원·前 국군 정보사령관 star503517@hanmail.net >



3월26일은 안보적 관점에서 역사적으로 기억해야 할 날이다. 4년 전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에 천암함이 폭침된 날이다. 천안함과 함께 조국의 바다를 수호하다 장렬히 전사한 ‘46용사’와 구조과정에서 순직한 한주호 준위를 결코 잊을 수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천안함 피격사건은 서서히 잊혀지고 있고, 북한의 도발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는 게 현실이다. 사건의 실체는 증거가 말해주지만, 이들은 천안함 폭침의 결정적인 증거를 조작으로 치부하거나 침묵하면서 북한의 어뢰 공격이 아니라는 주장을 해대고 있다. 심지어는 우리 군이 천안함 피격의 원인 제공자라는 해괴한 논리를 전개하는 부류까지 있을 정도다. 4년 전 우리는 무방비 상태에서 당했다. 북한의 유화적 태도에 경계를 게을리한 탓이다. 북한의 노골적인 도발에도 제대로 된 보복 한 번 하지 못해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사실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통일대박론’을 제기한 이후 국내외에서 한반도 통일담론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통일은 우리가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엄연히 북한이란 상대가 있고, 영향력이 있는 주변 강대국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야만 우리가 원하는 통일을 이룰 수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준비가 필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안보태세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여전히 화전 양면전술의 두 얼굴을 하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 유화 제스처를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무력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남조선 집권자와 당국, 그리고 언론이 비방중상을 계속해 비방중상 중단을 합의한 남북 고위급 접촉의 합의 이행이 엄중한 기로에 놓여 있다”며 남북 고위급 접촉 북측 대표단 대변인 담화를 통해 “비방중상을 중단하지 않으면 앞으로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국군 통수권자로서 신임 장교 합동 임관식에서 당연히 해야 할 당부에 대해 그야말로 생트집을 잡은 것이다.

키리졸브 훈련 기간에 다연장 포와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무력시위를 했던 북한은 또다시 다량의 프로그 로켓을 연일 발사하고 있다. 프로그 로켓은 사정거리 70㎞로 서울과 수도권을 직격할 수 있는 위협적인 무기다.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해서는 아직도 사과 한마디 없는 북한이다.

북한이 추가적으로 어떤 도발을 감행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국제사회 지도자들도 김정은에 대해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1월 새뮤얼 로클리어 미국 태평양군 사령관은 “최대 고민은 예측 불가능한 김정은과 한국을 재앙으로 몰고 갈 수 있는 그의 권한이다”고 말했으며, 지난 13일 레이먼드 오디어노 미 육군참모총장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북한의 계산 착오”라고 토로했다.

지금 북한은 유화 제스처와 무력시위를 병행하면서 국제사회와 대한민국을 흔들어대는 특유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분위기는 모처럼 재개된 남북대화를 지속하는 쪽에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또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에 따른 통일의 장밋빛 기대만 가득한 상황이다. 북한과의 대화는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북한의 전략을 제대로 파악해 다시는 속아서는 안 된다. 4년 전 천안함 폭침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천안함 피격사건을 좌초설, 자작극이라며 국론분열을 꾀하는 종북세력들도 이제는 ‘46용사’들이 영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박수근 < 군사문제硏 연구위원·前 국군 정보사령관 star503517@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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