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비車, 조용한 하이브리드냐 경쾌한 디젤이냐

입력 2014-03-26 07:01  

최진석 기자의 car&talk


[ 최진석 기자 ]
7년6개월 전인 2006년 9월17일, 한국에서 하이브리드카가 첫선을 보였다.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X450h의 일반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이전까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일부 공공기관에서만 운행했다. 2014년 3월 현재 렉서스는 5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에서 판매 중이다. 다음달에는 이 중 해치백 모델인 CT200h의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도요타와 렉서스는 자사의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끊임없이 국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방어에 나섰다. 2009년 아반떼와 포르테 하이브리드를 내놓았다. 액화천연가스(LPG) 엔진과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방식이었다.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제대로 된’ 하이브리드카는 2011년 중순 출시했다.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의 등장이었다. 도요타와 렉서스의 공세가 거세지자 지난해 말 그랜저와 K7 하이브리드로 차종을 늘렸다.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국내외 누적 판매량은 지난 2월까지 19만2123대로 19만대를 돌파했다. 20만대까지 불과 7877대만 남겨놓은 상황이다. 하지만 매년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도요타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다.

이제 하이브리드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몰라도 ‘하이브리드’라는 단어가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하이브리드는 엔진을 주동력으로, 전기모터를 보조동력으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높은 연비가 장점이다. 하지만 여전히 하이브리드카 선택을 망설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가솔린 자동차보다 비싼 가격(여기서 렉서스 ES300h는 예외), 좀처럼 믿음이 가지 않는 배터리의 내구성 등이 걸림돌일까. 하지만 지난 8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배터리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잘 들어보지 못했다.

무엇보다 연비 좋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디젤 자동차들이 포진해 있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BMW의 준대형 디젤 세단인 520d는 지난 한 해 동안 8346대가 팔리며 수입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했다. 이 모델은 2012년에도 7485대가 팔리며 1위 자리를 지켰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4사는 연비가 좋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클린디젤’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차들로 국내 수입차 시장의 70%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디젤 전성시대’다.

렉서스의 주력 모델인 ES300h도 그리 호락호락한 차는 아니었다. 지난해 2875대가 팔리며 11위에 조용히 이름을 올렸다. 520d와 ES300h는 경쟁 차종이다. 복합연비도 각각 16.9㎞/L, 16.4㎞/L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디젤과 하이브리드 중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둘 모두 고연비를 지향하지만 이를 위해 취한 방식이 다를 뿐이다. 그리고 소비자는 둘 중 자신의 취향에 맞는 차를 고르면 된다. 독일 디젤 차는 초반 가속력이 좋고 멋진 디자인과 경쾌한 주행 성능이 장점이다. 브랜드가 주는 후광 효과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거슬린다. 장시간 주행 시 피로가 몰려온다.

일본 하이브리드카는 정숙성과 편안함이 장점이다. 잔고장 없는 일본 차의 강점도 그대로다. 반면 국내에서 렉서스라는 브랜드가 주는 매력은 독일 3사에 미치지 못한다. 그렇지만 취득·등록세, 개별소비세, 교육세 감면 혜택도 무시할 수 없다. 남산터널 이용료 등 서울시 혼잡도로 통행료가 면제되고 공용주차장, 공항주차장은 50% 할인해준다. 결국 ‘내가 어떤 차를 원하는가’에 따라 선택이 갈릴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그렇다면 디젤 하이브리드가 정답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마침 메르세데스 벤츠가 국내 첫 디젤 하이브리드카인 ‘더 뉴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를 지난해 11월 출시한 바 있다. 이 차는 지난 1~2월 두 달간 25대 팔렸다. 아무래도 하이브리드는 ‘고요함’이 큰 매력인 것 같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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