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리 기자 ] “갤럭시S5를 먼저 판매할 수 있게 해 달라.”(SK텔레콤) “국내에서만 먼저 판매하기 어렵다.”(삼성전자) 갤럭시S5 판매 개시일을 놓고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6일부터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5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다음달 5일 영업정지에 들어가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갤럭시S5 판매 효과를 보기 위해서다. 조기 판매는 SK텔레콤이 요청했고 삼성전자도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날 “SK텔레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6일 오전 분위기가 급변했다. 계기는 신종균 삼성전자 IM(정보통신·모바일) 부문 사장의 발언이었다. 신 사장은 이날 아침 수요사장단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의 조기 판매에 대한 질문에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갤럭시S5 조기 판매와 관련해 SK텔레콤과 협의가 없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다음달 11일 내놓겠다고 한 세계 시장과의 약속을 깨고 국내 시장에 먼저 판매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서 먼저 판매하면 해외 거래처가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생산·판매 일정을 무리하게 앞당겨 물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을 때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아직 조기 판매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이 다음달 5일 영업정지에 들어가기 이전에 판매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조기 판매와 관련해 어느 정도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에 제품을 먼저 내놓았을 때 예상되는 후폭풍을 고민하고 있어 최종 합의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