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빠르게 소진…8년 만에 최저

입력 2014-03-26 21:51   수정 2014-03-27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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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올려주느니 집 사자"…수도권 한달새 3400가구 팔려


[ 김병근 기자 ]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이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 규제 완화, 가격을 할인한 건설사의 자구 노력,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이 5만2391가구로 올 1월(5만8576가구)보다 10.6%(6185가구) 줄어들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는 6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2006년 2월(5만2218가구) 이후 8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신규 분양에 따른 미분양 증가분은 1월 3229가구에서 지난달 460가구로 대폭 줄어든 반면 기존 미분양 해소 물량은 5744가구에서 6645가구로 늘어나 전체 미분양 물량이 감소했다. 미분양 중에서도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1월보다 373가구 적은 2만913가구로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008년 3월(2만12가구)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월보다 3419가구 줄어든 2만9278가구를 기록,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경기(2872가구)에서 기존 미분양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방은 전월보다 2766가구 적은 2만3113가구로 집계됐다. 부산(698가구) 경남(570가구) 충남(436가구) 등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새 주인을 찾았다.

규모별로는 전용 85㎡ 초과 중대형이 1071가구 줄어든 2만2313가구로 나타났다. 전용 85㎡ 이하는 수도권(2756가구)과 지방(2358가구)에서 5114가구 감소한 3만78가구로 조사됐다.

미분양 주택이 줄어든 이유는 부동산 규제가 잇달아 완화되는 가운데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난 때문에 작은 집이라도 장만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건설사의 할인분양 등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하면서 수도권에 쌓여 있던 미분양이 대거 해소됐다”며 “주택시장이 선순환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미분양 주택 감소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실장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새 아파트를 찾는 발길이 늘어나 미분양이 많이 해소됐지만 4월부터는 신규 분양이 크게 늘어난다”며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으로 부동산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신규 물량이 쏟아지면 미분양 감소 속도가 둔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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