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영연 기자 ] 크림자치공화국 병합으로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 정부가 장관회의용 태블릿 PC를 미국 애플사의 아이패드에서 삼성 갤럭시탭으로 바꿨다.
러시아 국영 이타르타스통신은 “러시아 정부가 최근 장관회의 참석 인사들에게 아이패드 대신 한국의 삼성 제품을 사용하도록 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니콜라이 니키포로프 러시아 정보통신부 장관은 “삼성 제품은 기밀 정보를 취급할 수 있도록 보호장치가 돼 있어 비밀스런 정보를 다루는 장관회의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해 교체 결정이 내려졌다”며 “미국 회사인 애플에 대한 제재 차원의 결정은 아니다”고 발표했다.
니키포로프 장관은 “태블릿 PC 교체는 최근에 이뤄졌다”며 “이는 순전히 기술적 결정으로 정치적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삼성 제품은 엄격한 검증절차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러시아 정보통신부는 외국의 첩보 활동에 대비해 자국 기업들이 정보통신 기술 분야 파트너를 선정할 때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미국 등 서방 기업과의 협력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러시아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러시아의 크림공화국 병합에 반발, 러시아 경제인 정치인 기업 등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한 상태에서 이뤄져 주목된다. 러시아 역시 미국 정부 관료, 정치인에 대한 보복 제재를 선언한 상태다.
러시아는 크림공화국 병합이 국제법과 유엔헌장에 부합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와 서방은 병합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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