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중력이 미치는 가장 먼 곳으로 알려진 가설의 세계 ‘오르트구름’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하는 ‘왜소행성’ (dwarf planet)급 천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입니다. 때문에 태양계의 영역이 한층 더 확장할 전망입니다.
워싱턴발 연합뉴스,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타워궤도상 태양에 가장 가까운 지점인 근일점이 무려 80AU에 이르는 지름 450km인 천체가 관측돼 '2012 VP113'로 명명됐습니다.
AU는 태양과 지구간의 거리를 나타내는 천문단위로 1AU는 약 1억5000만km 입니다. 따라서 80AU는 120억km로 계산됩니다.
2012 VP113의 발견자는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카네기과학연구소의 스콧 셰퍼드 교수와 제미니 천문대의 채드윅 트루히요 박사입니다.
이들은 칠레 라 세레나에 있는 구경 4m급 미국 광학천문관측소 (NOAO) 망원경에 달린 암흑 에너지 카메라 (DE캠)와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카네기과학연구소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의 구경 6.5m급 '마젤란 망원경'으로 이번 성과를 올렸다고 합니다. 관련 논문은 네이처 온라인 판에 실렸습니다.
2012 VP113는 태양계의 천체 가운데 ‘근일점’(80AU)이 가장 멀다고 평가받습니다. 그동안 이 위상은 11년 전 2003년에 팔로마천문대가 처음 찾은 흔히 '세드나'라고 부르는 왜소행성(?) '2003 VB12'가 갖고 있었습니다. 태양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인 공전주기가 무려 1만500년으로 파악된 세드나의 근일점은 76AU로 추산됩니다.
둘의 근일점은 위 네이처에 실린 논문 (캡처)의 그림에서 파악 가능한데요. 잠시 설명 드리자면 아래 붉은 색이 이번에 발견된 2012 VP113의 궤도입니다. 오른쪽 길게 된 오렌지색은 2003년에 관측된 천체 세드나의 궤도. 안쪽의 작은 파란색이 행성 가운데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해왕성 너머의 영역인 ‘카이퍼벨트’ 입니다.
논문 저자들은 “이번에 발견한 천체를 세드나와 같은 수준의 왜소행성 ‘2012 VP113’라고 표현했다”고 보도됐으나 이를 왜소행성 (dwarf planet)이라고 불러도 될지 여부는 현재로선 확실치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논문에 따르면 2012 VP113은 지름이 800km이상으로 알려진 세드나의 절반 크기에 불과하고 왜소행성 지위 부여는 국제천문연맹(IAU)의 소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제천문연맹은 8년전 2006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총회에서 기존 “수-금-지-화-목-천-해-명” 9개로 구성한 행성 (planet)에서 명왕성을 탈락시키고 그 아래위 분류체계 ‘왜소행성’를 새로 만들어 거기다 편입시켰습니다. 세레스 에리스 등과 함께.
과학계에 따르면 태양계는 태양과 이를 중심으로 타원형의 궤도를 도는 천체들로 구성됐습니다..4∼4.2AU 거리에 있고 주로 바위로 구성된 수성-금성-지구-화성 같은 행성과 소행성이 우선 들립니다.
또 5∼30AU 거리에 있는 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은 기체로 된 행성입니다. 이어 해왕성의 바깥인 30∼50AU범위에는 얼음 성분의 천체가 많은 '카이퍼 벨트'구역이 지적됩니다. 카이퍼벨트는 행성지위가 박탈된 명왕성이 포함되고 주기가 짧은 혜성들이 이곳에서 발원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발견한 2012 VP113의 경우 카이퍼벨트 보다 더 외곽에 있을 것으로 추론하는 '오르트 구름' (Oort cloud)에서 기원했을 것으로 논문 저자들은 추정합니다. 현재 세드나도 같은 추정을 받습니다. 네덜란드 출신 천문학자 얀 오르트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오르트 구름은 태양 중력이 미치는 가장 먼 곳으로 태양계의 경계면 (태양으로부터 10만AU 이내로 추산)으로 불리지만 실제 관측으로 증명되지 않고 가설로만 존재합니다. 이곳 천체는 바위, 얼음, 고체상태 메탄과 암모니아로 이뤄져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기가 매우 긴 장주기 혜성과 핼리혜성형 혜성의 고향일 것으로 짐작되고요. 이 곳엔 천체가 1조개에서 10조개 정도 있을 거란 추정입니다. 천문학자들은 46억전 년 태양계 형성 초기에 태양 부근에서 만들어진 물질들이 목성 같은 거대행성의 중력으로 인해 밖으로 튕겨져 나가 오르트구름이 되었으리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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