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北 노동미사일, 단순 공갈 아니다

입력 2014-03-27 20:33   수정 2014-03-28 05:20

"한국 전역 타격 가능한 탄도미사일
이동식에 소형 핵탄두 탑재 가능
실제 핵도발 대응방안 마련해야"

장영근 < 한국항공대 교수·항공우주기계공학 ykchang@kau.ac.kr >



북한은 지난 26일 새벽 평앙 인근 숙천에서 중거리 미사일인 노동탄도미사일 두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미사일의 시험발사는 발사실패의 위험성 때문에 통상 해안을 끼고 수행한다. 북한은 서쪽 지역에서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고 북한 영토 및 영공을 통과해 동해 쪽으로 발사한 것이다. 이는 중거리 미사일인 노동미사일의 긴 사정거리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사정거리가 1300~1500km에 이르는 노동미사일의 발사는 지난 몇 주 동안 무차별로 퍼부었던 단거리 미사일이나 방사포 등과는 차원이 다른 위협이다. 노동미사일에는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탄두 기술은 상당한 성숙도에 이르러 일부 소형화를 포함해 완성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탄두의 소형화는 통상 무게 1000kg 이하를 목표로 한다.

핵폭탄을 표적까지 날릴 수 있는 유일한 운반 및 투발수단이 바로 탄도미사일이다. 지난 몇 주 동안 북한이 보여준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궁극적으로는 핵탄두의 탑재가 가능한 노동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위한 전주곡에 지나지 않았다.

일반인들은 노동미사일의 사정거리가 1300~1500km 수준이라서 오키나와 같은 주일미군기지를 목표로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1000~1500kg 수준의 핵폭탄을 탑재해 남한 전 지역을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다. 액체로켓 연료의 탑재량을 조절함으로써 남한의 어느 지역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이동식 미사일발사대 차량에 실려 북한의 북부지역에서 발사하는 경우 서울 한복판의 인구 밀집지역과 우리나라의 주요 군사지역도 겨냥할 수 있다. 만일 핵탄두를 장착한 노동미사일이 서울 한복판에 투하된다면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비극이 일어날 것이다. 필자의 분석 결과로는 26일 새벽에 발사된 노동미사일의 경우 연료를 50~60% 정도 채우면 1000kg의 핵탄두를 싣고 시속 160~180km의 최고 고도로 650km의 사정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노동미사일의 최초 시험발사는 1993년 5월에 무수단리에서 이뤄졌으며 당시는 500kg의 탄두를 싣고 사정거리 500km 정도를 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서 2006년 7월에 두 차례, 2009년 7월에 한 차례씩 시험발사를 추가적으로 수행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노동미사일의 발사를 전후해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발사나 핵실험 등을 감행해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 의도를 짐작하게 했다.

이동하면서 발사할 수 있어 사전 탐지가 어려운 노동미사일은 길이가 약 16m, 직경은 1.32~1.35m, 총 중량은 16t, 탑재 탄두중량은 750~1150kg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대 말 단거리 미사일인 스커드 탄도미사일을 기반으로 개발했으며 소형 엔진 4기를 묶어 추력을 증가시켰다. 노동미사일은 기술의 완성도 증가와 함께 파키스탄과 시리아에도 수출된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가 단순히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 훈련에 대한 반발과 탄도미사일 발사능력을 과시하는 행동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핵폭탄과 운반 및 투발수단인 탄도미사일은 서로 뗄 수 없는 수레의 앞뒷바퀴 같은 것이다. 최근의 무차별적인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중거리 노동미사일의 발사는 한반도에서의 핵전쟁 위협을 알리는 경고장이 아닐까 한다.

이제 노동미사일의 능력 향상과 함께 북한의 핵위협은 단순한 공갈 협박이 아니라 한민족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위협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만일의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북한의 핵도발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방안이 요구된다.

장영근 < 한국항공대 교수·항공우주기계공학 ykchang@kau.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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