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장후보 TV · 포털 출연 …장외PR 눈에 띄네
30일 서울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 등에 따르면 최근 확정된 총장후보 대상자는 총 12명. △강태진 전 공과대학장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명환 자연과학대학장 △박오수 전 경영대학장 △박종근 전 평의원회 의장 △성낙인 전 법과대학장 △오세정 전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이우일 전 공과대학장 △정종섭 전 법과대학장 △조동성 전 경영대학장 △조영달 전 사범대학장 △황수익 전 사회과학대학장이다.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어 총장후보 지원자 12명이 모두 통과했다. 자천타천으로 외부인사 추천을 받았지만 결국 총장후보는 모두 서울대 교수 출신으로 채워졌다.
후보 숫자가 많은 만큼 ‘얼굴 알리기’가 우선이다. 후보자들의 PR 경쟁도 뜨겁다. 학내 PR을 넘어 외부 대중강연이나 매스컴 출연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안중근의사기념관장을 맡고 있는 조동성 전 학장은 안중근 의사 순국일인 지난 26일 한 공중파 뉴스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일본의 역사왜곡?부정 논란과 맞물려 매스컴 노출이 잦다. 오세정 전 원장은 네이버의 문화과학 강의프로젝트 ‘열린연단’을 통해 대중과 만났다. 국내 대표 지성들이 릴레이 강연 프로젝트에서 그는 지난 8일 ‘과학과 문화’를 주제로 강연했다.
장관급 기관장 자리를 마다하고 서울대 총장선거에 뛰어든 경우도 있다. IBS 초대원장인 오 전 원장이 다. 임기 5년의 절반도 채우지 않은 지난달 사의를 표하고 서울대 교수로 돌아와 총장직에 도전했다.
교과부(현 교육부) 장관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 위원장을 역임한 김도연 전 장관은 울산대 총장을 지낸 경력도 있다. 이미 장관과 장관급인 국과위 위원장, 대학 총장까지 두루 거친 거물급 인사지만 이번 서울대 총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황인규 서울대 총추위 위원장은 “이미 후보 등록을 마쳐 공식적으로 선거운동이 가능한 상황” 이라며 “후보자의 TV 출연 등 각종 선거운동과 관련된 별도 가이드라인은 없다. 공직자선거법에 준해 총장선거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같은 단과대 교수끼리 대거 각축전… 4월초 5명 압축
난립한 후보 대상자는 다음달 3일 총추위 소견발표를 거쳐 총장예비후보자 5명으로 추려진다. ‘컷오프’에서 후보대상자 12명 가운데 7명이 무더기 탈락하게 된다.
특히 같은 단과대 출신 후보들이 많아 치열한 내부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편인 사범대(조영달 전 학장)와 사회대(황수익 전 학장)를 제외하면 같은 단과대에서 2명 이상의 후보자가 나왔다. 외부인사 없이 후보군이 모두 서울대 교수들로 채워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공대 출신이 가장 많다. 무려 4명이다. 강태진·이우일 전 학장이 후보군에 든 데다 김도연 전 장관도 공대 학장을 지낸 바 있다. 박종근 전 의장 역시 공대 교수다. 자연대·법대·경영대가 2명씩으로 뒤를 이었다. 자연대는 김명환 학장뿐 아니라 오세정 전 이사장도 학장을 역임했다. 법대는 성낙인·정종섭 전 학장, 경영대는 박오수·조동성 전 학장이 나섰다.
이번 간선제 총장을 선출하는 서울대 총추위는 30명의 학내외 인사로 구성됐다. 이사회 추천인사가 5명, 교수·직원 대표기구인 평의원회 추천이 25명이다. 평의원회 추천 25명 가운데 19명은 각 단과대 교수들로 비중이 가장 크다.
총추위 관계자는 “단과대별 2~3배수 추천 후 무작위 추첨을 통해 총추위원을 뽑았다. 가급적 특정 단과대에 쏠리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같은 단과대 교수가 함께 후보자 5명에 포함되는 편중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음달 초 총추위 소견발표를 통해 예비후보자 5명이 확정되면 4월 한 달 동안 본격 선거운동이 펼쳐진다. 16일과 18일 각각 연건캠퍼스와 관악캠퍼스에서 후보자들의 소견발표회가 열린다. 이어 22일 총장예비후보자검증소위의 검증결과 보고서 채택을 거쳐 25일 정책평가가 진행된다. 30일엔 총추위가 최종후보자 3명을 선정해 이사회에 추천하는 일정이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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