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는 오전 11시22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만5000원(9.93%) 오른 16만6000원을 기록했다. 삼성SDI 주가가 16만 원을 넘은 건 올 들어 처음이다.
개장 직전 나온 제일모직과의 합병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SDI는 이날 제일모직을 1대 0.4425 비율로 흡수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삼성SDI가 신주를 발행해 제일모직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이다.
오는 5월 30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자산 총액 15조 원, 시가총액 10조 원에 이르는 거대 계열사가 탄생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합병이 당분간 삼성SDI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수익성 부재와 제일모직의 성장성 부재를 상호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번 합병은 호재"라며 "제일모직이 2차 전지용 분리막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어서 삼성SDI의 배터리 소재 수직 계열화를 구축하는 것도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어규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양 사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는 2차 전지 부문에서 가장 클 것"이라며 "제일모직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부문은 삼성SDI와 크게 겹치는 부분이 없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삼성SDI가 최근 주가 측면에서는 눈에 띄는 점이 없었지만 이번 발표로 시장 주목을 받아 당분간 주가 흐름은 좋을 것"이라며 "성장 동력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은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 556억 원으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갤럭시S4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 증권가에서는 올 1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최지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소형 전지는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 개선이 제한적이고, 중대형 전지는 신규 라인 가동으로 적자폭이 다소 확대될 것"이라며 "일회성 비용 미 반영으로 실적은 전 분기보다 개선되겠지만 흑자 전환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반기 중대형 전지 상승 동력(모멘텀) 재개에 따른 기대감을 볼 때 주가는 점차 상승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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