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 금융회사들이 중소기업 경영권 승계 지원을 위한 상품개발과 조직 정비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리소나은행이 중소기업 경영권 지원 전문펀드를 설립해 처음으로 출자했다고 31일 보도했다. 이 펀드는 경영권을 승계하려는 기업 주식을 일시 보유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건당 2000만~5억엔 범위에서 투자한다.
첫 투자대상 기업은 일본 간사이 지역에 있는 의료기기 전문업체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친척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펀드가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특수관계인은 현금을 회수하고, 상속받은 신규 경영진은 우호지분을 확보해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본 신용금고인 신금중앙금고도 은행과 함께 조성한 펀드가 일시적으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전국 신용금고 중소기업 고객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3대 은행도 중소기업의 경영권 승계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4월부터 전국 109개 지점에서 중소기업 경영자에게 특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 금융 거래 이외에 지분 상속 등의 상담에 응할 수 있도록 했다. 미쓰비시 UFJ은행은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영권 승계 전문가를 400명가량 두고 있다. 미즈호은행도 지난해 4월 전문부서를 설치하고 그룹의 신탁, 증권사와 연계해 지원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중소기업 오너가 고령화하면서 경영권 승계가 고객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것을 반영한 것이다. 도쿄 상공리서치에 따르면 경영상황과 무관하게 자진해서 휴·폐업하거나 해산한 기업이 지난해 3만여개로 10년 전의 2배에 달했다. 경영권을 넘기기 힘들다고 생각해 사업을 아예 접은 것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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