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보다 비중 커
[ 박영태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기술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R&D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R&D 투자액은 전년 대비 24.3% 늘어난 14조7804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가운데 단연 최대 규모이며 매출 대비 비중은 6.5%다. 삼성전자는 2년 새 R&D 투자액을 50%가량 늘리는 등 속도 면에서도 압도적이다.
삼성전자의 R&D 투자액은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에서 패권 다툼을 벌이는 경쟁사인 애플, 구글을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 애플의 R&D 투자액은 35억달러(약 3조7100억원)로 매출 대비 비중은 2.1%에 그쳤다. 구글은 55억달러(약 5조8300억원), 페이스북 8억달러(약 8480억원)였다.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R&D 투자는 ‘마하 경영으로 한계를 돌파하자’는 이건희 회장의 위기경영 키워드와도 맞아떨어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천기술 확보 여부가 미래 성장성을 좌우한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도 R&D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들도 지난해 R&D 비중을 크게 높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년의 두 배 수준인 1조717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매출의 6%를 넘는 5157억원과 4285억원을 각각 R&D에 썼다.
LG그룹 계열사들도 공격적인 R&D 투자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국내 기업으로는 두 번째로 많은 3조5460억원의 R&D 투자를 했다. 전년 대비 23%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도 처음으로 6%를 넘어섰다.
LG디스플레이는 1조6747억원, LG이노텍은 2966억원, LG화학은 4470억원을 R&D에 쏟아부었다. 구본무 LG 회장이 “핵심 기술이 있어야 시장 선도 제품이 나온다”며 R&D 투자를 적극 독려한 데 따른 것이다.
LG그룹 관계자는 “미래 원천기술을 개발할 서울 마곡의 첨단 R&D 기지 조성 작업을 본격화하는 등 R&D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경쟁력을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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