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2013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상위 10대 기업 임원 최종학력을 분석한 결과 임원 배출 상위 15개 대학 가운데 6곳이 지방 소재 대학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LG화학·SK텔레콤 등 임원의 최종학력을 밝히지 않은 기업과 금융지주사, 공기업을 제외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포스코 삼성생명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롯데쇼핑 등 10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서울대 197명 △고려대 150명 △KAIST 144명 △연세대 143명 △성균관대 124명 △부산대 113명 △한양대 112명 △경북대 102명 △서강대 65명 △영남대 57명 △중앙대 46명 △울산대 43명 △경희대 39명 △한국외대 36명 △포스텍 24명 순이었다.
부산대·경북대 등 지역 거점 국립대를 비롯해 영남대·울산대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수한 성격의 과학기술 특성화대인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포스텍(포항공대)까지 더하면 모두 6곳이 비수도권 대학이다.
특히 1980년 대까지 서울 명문대학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던 부산대와 경북대가 두각을 나타냈다. 정부의 이공계 특성화 사업을 통해 부산대는 기계 계열, 경북대는 전자공학 관련 학과를 집중 육성한 게 주효했다.
부산대 출신 삼성전자 임원 수(68명)는 고려대(67명)와 한양대(65명)를 앞질렀다. 경북대는 현대중공업(35명)과 현대차(32명) 임원 수에서도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역 대학 관계자는 “부산대와 경북대는 기업 임원급이 학교에 다니던 시절 SKY 못지않은 우수학생들이 들어왔다” 며 “정부가 1970~1980년대부터 꾸준히 이공계 특성화 정책으로 지원한 것도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설립자로 공인받은 영남대는 당시의 강력한 장학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설립한 울산대의 경우 현대중공업(20명) 현대차(12명) 현대모비스(4명) 등 현대 계열사들의 임원으로 많이 진출했다. 포스텍도 SKY를 제치고 포스코 임원 최다 배출(10명) 대학이 됐다.
영남대 측은 “앞서 코스닥 상장사 최고경영자(CEO) 배출 대학 순위에서도 전국 6위에 오르는 등 재계를 이끌고 있는 동문들의 저력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울산대 관계자는 “산업도시 입지조건을 십분 활용한 산학협동교육으로 실무에 강한 우수인력을 배출해 와 실적 위주 승진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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