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한신 기자 ] 고졸 인재 잡 콘서트 마지막날인 3일 특별한 강의가 열렸다. 주인공은 중졸 출신으로 밀레니엄힐튼호텔 총주방장(상무)에 오른 요리사 박효남 씨(사진). 그는 어릴 때 사고로 손가락 한 개를 잃었지만 전 세계 힐튼호텔을 통틀어 서양인이 아니고는 처음으로 총주방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박 총주방장은 참가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또래 다른 친구들보다 행복한 사람”이라며 “평생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휘둘리는 청년이 많은데 이미 진로를 스스로 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총주방장은 연탄가게를 운영하던 아버지의 ‘검은 땀방울’을 닦겠다는 생각 하나로 요리사의 길을 걸어온 얘기를 학생들에게 털어놨다. 연탄 배달을 도왔기 때문에 30년간 주방을 뛰어다닐 체력을 기를 수 있었다는 이야기, 초·중학교 졸업과 조리사 자격증 등 달랑 세 줄만 적은 이력서를 가지고 호텔에 면접을 보러 갔던 이야기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외국인 총주방장이 월급을 얼마 주면 일하겠느냐고 묻더군요. 욕심 없이 교통비 1만원, 아버지에게 드릴 1만원만 받으면 된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주방장이 그 자리에서 1만원을 올려줘 3만원에 첫 직장을 구했습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진 ‘프로’가 될 것을 주문했다.
박 총주방장은 “호텔의 주인이라 생각하기에 삼성 등 거액의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했다”며 “식재료의 산지와 가격 등 자신의 업무에서만큼은 모든 걸 파악하는 프로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