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자동화 핵심 부품 'LM시스템' 국내 1위 삼익THK, 줄→밥통→산업설비

입력 2014-04-03 22:05  

산업단지, 혁신의 현장

10년마다 주력상품 교체

산학연 클러스터 활용…이젠 2차전지·로봇 육성
2020년 매출 1조 기업 꿈



[ 김덕용 기자 ]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삼익THK는 기계에 들어가는 필수 부품인 LM(linear motion·선형)시스템을 만드는 업체다. LM시스템은 무거운 물체를 올려놓아도 기계나 물체가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설비자동화 핵심 부품이다.

○일본기업과 제휴해 국산화

삼익THK는 10년마다 주력 생산품을 바꿔왔다. 창업 초기인 1960년대에는 공업용 공구인 ‘줄’이 대표 생산품이었다. 줄은 쇠나 나무의 표면을 연마하는 공구다. 쌀 소비가 급증했던 1970년대에는 쌀통이 주력 제품이었다. 기술집약 산업이 대세를 이룬 1980년대 이후에는 산업설비 자동화 부품 분야에 집중했다.

삼익THK가 LM시스템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것은 1990년대였다. 1991년 일본THK와 LM시스템에 대한 합작투자 및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최초로 공장을 준공했다.

진영환 삼익THK 회장은 “일본THK는 세계 LM시스템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 1위 기업”이라며 “일찍부터 LM시스템 분야에 관심을 가진 덕분에 일본의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 LM시스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익THK는 최근 2차전지·태양광에너지·신재생에너지·헬스·의료산업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클러스터 활동으로 원가 절감

삼익THK는 지난해 19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LM시스템 시장점유율은 65%다. 앞으로는 정보기술(IT) 장비와 로봇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솔라셀웨이퍼 절단장비, 나노급 초정밀 스테이지 등 수입 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사업에서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가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에는 산업단지 내 클러스터 활동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역 내 대학과 대구테크노파크,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등 기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 신제품 개발 및 품질개선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진 회장은 “신재생에너지에 사용되는 다양한 기계 부품은 첨단기술이 결합돼야 한다”며 “대학과 연구소, 협력업체들까지 클러스터 활동에 참여해 품질을 높이고 원가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 1조 장수 토종기업 되겠다”

삼익THK는 외국업체와의 사업 협력방안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독교류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진 회장은 지난해 6월 롤프 마파엘 주한 독일대사를 회사로 초청했다. 독일에 자사 브랜드를 알리고 동종 기업과의 상호 기술 교류 등을 협의하기 위해서다.

삼익THK는 에슬링겐에 있는 딕사에 50여년 전 제품을 수출한 이후 현재까지 거래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진 회장은 “삼익THK가 독일의 앞선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 회사라는 점을 알리고 기계 분야에서 앞서 가는 독일 기업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자(고 진우석 명예회장)가 산업용 줄로 사업을 개척한 이후 끊임없는 혁신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냈다”며 “창업 정신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2020년 매출 1조원의 장수 토종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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