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노크귀순과 뭐가 다르나" 국방장관 질타

입력 2014-04-04 10:58  

국회의 4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북한 무인항공기(UAV)의 우리 영공 침범 사태와 관련, 허술한 항공방호망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비행금지구역인 백령도와 청와대 상공까지 모두 침범당했음에도 무인기가 추락할 때까지 군 당국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꼬집으며 항공방호망의 허점을 추궁했다.

다만 후속 조치에 있어서는 새누리당이 더욱 정밀한 방호 체계 구축을 강조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방 당국의 책임론에 비중을 뒀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미리 배포한 질의자료에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북한 무인기들이 우리 영공을 휘젓고 다녔을지 소름 끼친다"면서 "이런 무능한 군에 어떻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맡길 수 있겠나"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이버전에 이어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전선(戰線)이 생겨난 것"이라며 "군 당국의 체계적이고도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손인춘 의원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찰이 아니라 테러와 연관지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문헌 의원도 "시험용 무인정찰기라고 하더라도 시험용이 이렇게 드나들 정도로 우리 하늘이 이렇게 허술했는가"라며 "북한군이 '똑똑' 노크하고서야 귀순한 것을 알았던 '노크귀순' 사건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추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이번 사건은 입만 열면 안보 타령인 새누리당 정권에서 우리의 안보태세가 어떠한지를 보여준다"면서 "군이 국가안보에 정진하지 않고 정권안보에 매달리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조잡한 무인기 하나 때문에 국방장관이 옷을 벗었다고 조롱거리가 될까 두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면서 "국무총리는 대통령에게 국방장관의 해임을 제청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백군기 의원은 "북한의 무기가 대한민국의 핵심부인 청와대까지 와서 정찰했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국방부 장관은 주무장관으로서 사과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박주선 의원도 "구멍투성이 항공보안망 때문에 무인기들이 마치 스텔스기라도 되는 것처럼 취급받고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수천억원짜리 첨단무기 구매가 아니라 '허접스런 골동품'에 의해 수도권과 백령도 하늘이 어떻게 뚫렸는지를 정밀 검증하고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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