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추진
이 기사는 04월03일(13:4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위성방송통신기기 업체인 JB어뮤즈먼트가 작년말 인수한 MJB(옛 창해엔지니어링) 지분을 4개월만에 전량 처분했다. 일종의 무자본 인수·합병(M&A)이었던 만큼 차입금을 갚기 어려웠기 때문에 되판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JB어뮤즈먼트는 약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진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B어뮤즈먼트는 보유하고 있던 MJB 763만3274주(41.48%)를 지난 2일 골든레인 외 1인에게 249억여원에 매각했다. JB어뮤즈먼트는 지분 처분목적을 “주식 매도로 인한 자금 운용 및 보증채무 해소”라고 밝혔다. JB어뮤즈먼트는 지난달 19일 주가 급락과 관련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관계회사의 매각, 유상증자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구체적 진행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JB어뮤즈먼트와 MJB는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JB어뮤즈먼트는 지난해 12월 창해에탄올(45.16%)과 이 회사 임성우 회장(3.28%)이 보유하고 있던 MJB 지분을 총 245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무상증자 등으로 JB어뮤즈먼트의 지분율은 현재 41.18%로 줄었다. 이번 매각은 JB어뮤즈먼트측이 지분 매입을 위해 빌린 자금을 갚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JB어뮤즈먼트는 당시 인수자금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차입매수인수(LBO)와 비슷한 방식으로 MJB 지분을 매입했다.
JB어뮤즈먼트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48억원에 불과했다. JB어뮤즈먼트는 자회사인 마제스타에 빌려준 264억원 가운데 240억원을 상환받는 방식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했다. 이후 MJB는 내부 유보금 등으로 240억원을 마제스타에 대여했다. 결과적으로 JB어뮤즈먼트가 MJB의 대여금으로 MJB를 인수한 형식이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MJB가 대여해 줄 당시 현금은 최대 150억원 수준이었다"며 "100억원 가량은 저축은행 등에서 차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MJB가 차입금을 갚기 힘들어지자 JB어뮤즈먼트가 MJB 매각을 결정한 것이란 게 IB업계의 설명이다.
JB어뮤즈먼트는 매각대금 249억여원 가운데 243억여원을 마제스타 대신 MJB에 대위변제했다. MJB는 이 돈으로 차입금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JB어뮤즈먼트는 MJB 매각 차익 4억여원에 이자비용 3억여원을 제외하면 MJB 지분 거래로 1억원 정도를 남기게 됐다.
JB어뮤즈먼트는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유입된 자금을 마제스타의 카지노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