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대 총장 vs 교토대 총장

입력 2014-04-04 20:30   수정 2014-04-05 04:23

서울대가 올 7월부터 임기를 시작할 차기 총장 예비후보로 5명을 선출했다. 총장추천위원회 위원 30명이 후보자 12명에 대해 공약 실현 가능성, 운영능력, 국제적 안목 등을 평가해 매긴 점수로 후보자를 압축한 것이라고 한다. 이달 말까지 교직원 240명으로 구성되는 정책평가단 평가(40%)와 총장추천위 평가(60%)로 다시 후보자를 3명으로 추리고, 이사회에서 총장을 선임하게 된다.

총장 선거는 2011년 법인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직선제를 폐지하고 간선제로 총장을 뽑는다는 점에서 관심이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절차상의 변화밖에 없다. 당장 예비후보자 5명 모두 서울대 교수들이다. 당초 출마자 12명 전원이 그랬다. 선거가 학내 인맥에 갇히고 이슈도 학교 울타리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평가다. 선거캠프가 꾸려지고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다는 루머가 나온다.

일본 국립 교토대가 117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총장 영입에 나선 것에 대비된다. 고질적인 학연 등을 깨지 않으면 획기적인 개혁이 안 된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교토대는 도쿄대와 1, 2위를 다투는 명문대학이지만, 대학 행정에 미치는 교직원 입김이 세기로 정평이 나있다. 파격적인 총장 실험은 글로벌 톱클래스 대학으로 성장하려는 간절한 의지의 표현이다.

서울대는 영국의 세계대학 평가기관(THE)이 발표한 2013~2014년도 평가에서 세계 44위로 전년보다 15계단 올랐다. 그러나 정상권과는 여전히 멀다. 아시아에서도 일본의 도쿄대, 교토대는 물론 싱가포르 국립대보다 순위가 뒤진다. 서울대는 법인화 이후 첫 총장을 선출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서울대 출신에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후보라야 한다면 법인화의 의미가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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