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수도권 주택시장이 응답하려면

입력 2014-04-04 20:33   수정 2014-04-05 04:23

"일자리 창출 통해 소득증대 돕고
청년층 주택수요 확대를 꾀하며
일관성 있는 부동산정책 이끌어야"

박덕배 <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dbpark@hri.co.kr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양한 규제완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주택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에도 4·1, 8·28 등 굵직한 대책들이 나왔지만 그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매매거래만 일시적으로 증가했을 뿐 실제 가격상승은 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오히려 전세가격이 급등해 서민 주거의 불안만 증폭됐다.

그러던 수도권 주택시장이 올 들어 조금씩 반전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성장률이 주택시장의 기대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대책도 어느 정도 화답하고 있다. 저리의 공유형 모기지 상품을 주 내용으로 하는 12·3 대책이 그랬고, 국회계류 중이었던 취득세 영구인하, 리모델링 수직증축 법안들이 통과하면서 다소 크게 반응했다. 올 들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통합모기지(디딤돌론) 및 전세금 안심대출 시행, 주택청약대상 확대 등 시장 우호적인 정책들도 상승 분위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주택시장의 기초여건들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상고하저의 2014년 국내 경기 구조로 보아 하반기 성장세가 상반기에 비해 떨어지고, 시장금리도 글로벌 출구전략의 영향으로 조금이나마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계부채 문제도 걱정된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는 있지만 질적으로 가계부채 위험은 오히려 커지고 있어 가계대출시장이 위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공급측면에서도 수도권 중대형 주택시장의 미분양 물량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2011~12년 주택건설 인허가 증가물량이 조만간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물량으로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수도권 주택시장이 장기침체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근본적으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아직 미약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벗어나 수도권 주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택시장의 기초여건을 개선하고, 내성이 생긴 부동산대책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먼저 주택시장의 기초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첫째, 가계의 체감경기를 회복해야 한다. 기술혁신, 규제완화 등으로 투입요소의 생산성을 제고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서비스부문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것이 가계소득 증대로 연결돼야 한다. 둘째, 높아진 가계부채 특히 비은행 금융회사의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이 필요한 바, 하나의 방편으로 주택관련 대출자의 입장이 충분히 고려된 하우스푸어대책과 렌트푸어대책이 요구된다. 셋째, 현재 사회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층에 대한 신규 주택수요 창출을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부동산대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첫째, 지역별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현재의 주택시장에서 그 대책도 양극화에 맞춰 차별화돼야 한다. 수도권에 대한 주택정책은 전세수급 조절과 거래 안정을 통해 장기침체 현상을 예방하고, 비수도권의 경우 버블확산을 방지하고 버블붕괴에 따른 폐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둘째, 신규주택 공급이 비탄력적인 상황에서 시장이 정책을 예견하고 맞춰나갈 수 있게 일관된 주택정책이 요구된다. 주택정책이 일관성을 지니지 못해 주택수요자의 심리적 불안이 초래되면 당초의 기대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정책의 효율성이 크게 위축되기 마련이다. 셋째, 서민의 주거안정이 중요하다. 임대차 보호기간 연장, 확정일자의 법적효력 강화 등 임대차제도를 개선하고, 주거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고령자 및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세제지원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박덕배 <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dbpark@hr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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