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국회문턱도 못 넘을 판
[ 심성미 기자 ] 외국인 전용 카지노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 유치가 난항을 겪고 있다. 관광객 증가, 고용 창출 등을 위해 국회에 제출돼 있는 외국인 카지노 관련 법에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 의원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외국인 전용 카지노 투자 유치제도를 사전심사제에서 공모제로 바꾸는 ‘경제자유구역 지원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통과 여부는 극히 불투명하다.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완화가 유권자들의 표를 얻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기류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4~5년간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무산되자 외국인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를 살리기 위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컨벤션, 쇼핑몰 등이 있는 복합 리조트를 건설한다는 방침 아래 최근 미국·중국계 카지노 회사인 리포&시저스에 사업허가를 내줬다.
산업연구원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에 10조원가량 투자를 유치하면 총 5만7000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관광수입은 2018년 4조3000억원, 2024년 7조4000억원으로 늘고 카지노 업체의 납부세액도 2024년부터 연 8000억원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정부 측 개정안은 4월 국회에서 통과되기는커녕 첫 관문인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문턱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사행산업’으로 여겨지는 카지노 관련 법안 통과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표심 얻기에 민감해진 것 같다”며 “법안 통과를 달가워하지 않을 기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자 표까지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개정안 통과가 늦어질수록 영종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외국 기업들의 투자가 늦어지거나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재 영종도 카지노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는 미국 윈, 일본 오카다홀딩스, 중국 청화자강 등 세 곳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회가 법안 처리를 미적거릴 경우 겨우 붙잡은 외국인 투자의 발길이 중국 등 다른 곳으로 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