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영연 기자 ] 세계 시멘트업계에 거대 공룡 탄생이 예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1위인 스위스 홀심과 2위 프랑스 라파즈가 동등한 조건에서 회사를 합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합병이 성공하면 시멘트업계 역사상 최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두 회사의 매출을 합치면 400억달러(약 42조7200억원), 시장점유율은 40%가 넘는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두 기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건설경기가 둔화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2011년과 2012년 주요 건설시장인 중동지역에서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정치적 소요가 계속돼 타격이 컸다. WSJ는 “두 회사에 합병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며 “라파즈는 2008년 170억유로(약 24조6000억원)까지 치솟았던 부채가 줄긴 했지만 작년 말 기준 여전히 103억유로가 넘는 등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합병에는 장애물도 있다. 먼저 겹치는 설비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문제다. 시멘트회사는 생산비는 얼마 되지 않지만 운송비가 많이 들어 주요 시장마다 공장을 짓기 때문이다. 시장점유율이 40%를 넘어 각국 정부가 독점이라고 판단하면 합병이 미뤄지거나 불가능할 수도 있다.
WSJ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홀심과 라파즈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이미 조사 중”이라며 “라파즈가 2011년 영국의 글로벌 광산업체 앵글로아메리칸 자회사 타맥을 인수하겠다고 한 계획도 지난해 말에야 겨우 허락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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