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의 무덤'서 수도권 알짜 단지로 탈바꿈…확 달라진 김포신도시, 웃돈에 전세난 '몸살'

입력 2014-04-07 07:00  

Real Estate

단지내 상가 공실 없어
전세가율 70% 웃돌아
운양지구도 입주 본격화



[ 김하나 기자 ]
김포한강신도시가 깨어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수도권 서부에서 서울과 가장 인접해 있는 입지를 자랑하면서도 기반시설 미비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2009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김포한강신도시는 금융위기 여파를 고스란히 받아내면서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렸던 곳이었다. 그러나 올 들어 생활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지난 4일 찾은 김포 장기동 일대는 신도시다운 면모를 거의 갖춰가고 있었다. 래미안 한강신도시 1차와 우남퍼스트빌 아파트의 단지내 상가는 공실이 없었다. 상가주택, 근린상가 등도 속속 들어서고 있었다. 최유정 우남공인 대표는 “처음 입주를 시작했던 몇 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처음에는 싼 맛에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찾는 수요가 많았지만, 이제는 중대형 아파트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폭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가율 70% 웃돌아

김포한강신도시의 장기동 초당마을 일대 중개업소들은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고 입을 모은다. 래미안 한강신도시 1차와 우남퍼스트빌 아파트는 2011년 입주 당시 입주자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당시 전셋값도 낮은 편이었다. 래미안 한강신도시 1차 전용 101㎡는 전셋값이 1억500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우남 퍼스트빌(전용 114㎡) 전세도 1억60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나 전세를 갱신하면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래미안 한강신도시 1차(전용 101㎡)의 전세는 2억4000만원으로, 우남 퍼스트빌(전용 114㎡)의 전세는 2억5000만원으로 올라섰다. 전세가가 매매가의 60~70% 수준까지 육박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소형뿐만 아니라 중대형 아파트들도 전세물량이 귀하다. 장기지구 일대 중대형 아파트는 물량이 나오기만 하면 무섭게 거래되고 있다. 최근에는 전용면적 126㎡ 아파트 전세가 3억원에 거래되는 등 중대형 아파트 전세가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 2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김포시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12.47%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여의도뿐만 아니라 목동 강남 등 서울에서도 이주하는 수요가 있다”며 “공항근무자나 금융맨, 도시철도공사 근무자 등 고소득층 수요자들이 둥지를 틀기 시작하면서 중대형 아파트도 전세 물건이 달린다”고 설명했다.

중산층까지 김포한강신도시로 이동하는 것은 신도시 인프라가 갖춰졌기 때문이다. 중심상업지구에는 유명 식당을 비롯해 학원, 병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속속 들어서면서 장기지구 일대 상가에는 주말과 평일 구분 없이 사람들로 넘친다.

가장 문제가 됐던 교육여건도 좋아지고 있다. 다양한 초·중·고교가 개교하면서 해결되는 분위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산 등 1기 신도시와 인천 계양, 서구 인근 거주자들도 김포를 많이 찾고 있다. 낡은 아파트를 뒤로 한 채 신도시 인프라를 누리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새 아파트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1기 신도시인 평촌에 살다가 이주한 주부 김모씨(40)는 “남편의 직장인 구로구로 출퇴근하기 편리한데다 신도시의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다”며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발레학원과 수영장, 유명 학원 등이 집 주변에 다양하게 포진돼 있어 아이를 키우는 데도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운양지구 입주 본격화

2단계 개발에 속하는 운양지구 일대도 제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현재 입주 중인 반도 유보라 2차 아파트는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층과 향이 좋은 전용 59㎡는 웃돈이 4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래미안, e편한세상, 롯데캐슬 등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들이 상반기에 집들이를 시작하면서 한강신도시는 다시 한번 들썩이는 분위기다.

지난달 3일엔 5개 초·중·고교가 추가로 개교했다. 김포한강신도시에 꼭 필요했던 교통수단인 김포도시철도도 지난달 26일 기공식을 했다. 오는 12월에는 김포 고촌지역에 쇼핑과 관광을 접목한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이 둥지를 틀 예정이다.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고 전세난이 본격화되다 보니 신규 분양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반기에 장기지구 인근에서 분양되는 GS건설의 ‘한강센트럴자이’가 대표적이다. 박희석 GS건설 분양소장은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장기지구나 운양지구는 자리 잡았다고 보면 된다”며 “4000가구가 넘는 중소형 대단지다 보니 벌써부터 분양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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