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에 민감한 대기업 사옥

입력 2014-04-07 07:01  

Money?Plus - 돈 버는 풍수

고제희 < 대동풍수지리학회장 >



K금융그룹이 지난해 통합사옥으로 쓸 대형 오피스 건물을 매입하려다 막판에 포기했다. 풍수 때문이란 얘기가 나돌았다. 총자산이 291조원에 달하는 이 금융그룹은 사옥이 없다. 계열사 직원들이 명동과 여의도 4개 건물에 나뉘어 근무하는 실정이다.

통합사옥에 대한 필요성이 그만큼 크다. 그러나 관심을 뒀던 건물과 가까운 곳에 과거 조선시대 때 대역 죄인을 다스리던 의금부가 있었다. 원혼이 떠돌고 기운이 센 곳이란 얘기를 듣고 입주를 망설였다고 한다.

음양오행설에 바탕을 두고 동양의 자연관이 드러난 풍수사상은 자연에 순응하며 상생하는 것을 기본철학으로 삼는다. 오랜 세월 집터와 묘지, 조경, 건축 등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땅은 고요하니 여자(음)이고, 바람과 물은 움직이니 남자(양)라고 해석했다. 덕 많고 현명한 어머니를 둔 자식이 큰 인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듯이 땅의 기운이 순하고 장한 곳에 집을 지으면 지덕에 힘입어 부귀를 얻는다는 것이 전통사상이다.

그 결과 수만 명의 직원과 그 가족을 먹여 살리고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기업들은 본사 사옥을 짓거나 매입할 때 터의 풍수적 길흉을 중요하게 살핀다. 기업과 풍수의 밀접한 관계는 건물이 들어선 땅이 과거 어떤 용도로 쓰였는가부터 살펴보는 것이 해답이다.

오늘날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그룹의 둥지인 삼성 본관빌딩은 ‘세상이 무사하고 해마다 풍년이 들어 평안하다’란 뜻의 태평로에 위치한다. 명나라 사신의 접대 장소와 숙소로 쓰였던 ‘태평관’이 있어 생긴 지명이다.

1983년에 준공된 현대그룹의 계동 사옥은 옛날 관상감이 자리했던 터다. 창덕궁의 서쪽에 있다는 천하의 명당이다. 숭례문 옆 신한은행 본점은 구한말 화폐를 찍어내는 전환국 자리라서 재물운이 넘친다. 회현동의 우리은행 본점은 영의정을 지낸 정광필의 집터로 12명의 정승이 날 것이란 전설이 전해진다. 종로의 이마빌딩은 임금이 타던 말을 기르던 곳이라 쟁쟁한 기업들이 이 빌딩을 거쳐 갔다. 종로구 내수동에서 쌍용건설이 지은 주거타운 ‘경희궁의 아침’은 왕실의 자금을 관리했던 내수사가 있던 자리임을 적극 내세워 분양에 성공을 거뒀다.

반면 사옥 부지로 꺼리는 곳은 묘지, 제사터, 사형장, 도살장으로 쓰이던 곳이다.

국회의사당이 있는 터는 조선시대에 양과 말을 키워 ‘양말산’이라 불렸고, 궁녀들의 공동묘지도 있었다고 한다. 지기가 쇠약한 땅 위에 국회의사당이 건립됐고 건물 역시 주변 산세와 상극으로 설계됐다. 순한 사람도 의사당 건물에만 들어가면 포악한 성질이 발산되는 이유다.

증권사 대부분은 여의도에 몰려있으나 삼성증권 본사는 여의도의 터를 안 좋게 봐 태평로에 있다는 얘기도 증권사에서 심심찮게 들린다. 1995년 수백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현장은 원래 공동묘지가 있던 터였다.

고제희 < 대동풍수지리학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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