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상직 산업부장관 "저탄소차협력금 미룰 순 없지만 업계 짐 덜어주지 않는 건 직무유기"

입력 2014-04-08 21:01  

연료비 연동 전기요금 인상 현실적으론 수용 어려워
규제개혁은 '톱다운' 방식으로 성과내는 직원엔 인센티브



[ 심성미/김홍열 기자 ] “저탄소차협력금제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지 않는 건 (자동차 업계에 대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직무 유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사진)은 지난 4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수입차업계보다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의견부터 조율해 제도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저탄소차협력금제도란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자동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주고, 많이 배출하는 구매자에게는 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친환경차 제조 기술에서 앞선 수입차들이 상대적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돼 국내 업계가 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윤 장관은 또 올해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한국전력이 인상안을 안 들고 왔으면 좋겠다”고 우회적으로 답했다.

▷내년부터 저탄소차협력금제도가 시행되는데.

“얼마 전 쌍용자동차를 방문했는데 노조위원장이 ‘겨우 살아볼까 하는데 정부에 미운털 박혔냐, 우리를 버릴거냐’고 울듯이 하소연했다. 통상임금 문제도 있는데 저탄소차협력금제도까지 도입한다 하니 많이 힘들 것이다. 이런 짐을 덜어주지 않으면 산업부의 직무 유기다.”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환경부가 2015년 도입한다고 발표한 상황인 만큼 현재로선 내년 도입 방침이 맞다.”

▷한전은 유연탄 등 발전 원료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전기요금을 조정하는 연료비 연동제 시행을 주장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전기값엔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하기 어렵다. 가스비의 경우 전체 비용의 90%가 원자재값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입했지만 전기는 30% 남짓에 불과하다.”

▷1200개에 달하는 산업부 규제는 어떻게 개혁할 계획인가.

“장·차관이 직접 나서 ‘톱다운’ 방식으로 규제의 틀을 완전히 바꿀 거다. 지난 6일부터 매주 일요일 ‘규제 청문회’를 열어 규제 담당자와 개혁 가능성과 부작용 등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개혁 성과가 있는 직원들에겐 인사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10월쯤 타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양국 정상들이 연말까지 타결하겠다는 정치적 의지는 가지고 있지만 시한을 정해놓고 협상할 수는 없다. 농산물 시장 개방에 따른 피해 우려가 많은데, 추가 개방이 없다는 말도 못하지만 엄청난 타격을 볼 거라는 주장도 예단에 불과하다. 한·미 FTA보다 개방률은 훨씬 보수적이다.”

▷FTA보다 높은 수준의 시장 자유화를 목표로 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관심 표명 시기가 늦었다는 지적이 있다.

“FTA보다 TPP에 대한 국민 이해도가 낮은 상황이다. 거기다 우리에게 돌아올 혜택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어서 세부 품목에 대한 영향력 검토도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관심 표명을 할 때는 당시 TPP가 12월 타결된다는 관측이 나돌아 그전엔 의사 표시를 해야 했다.”

▷한국을 세계 4대 석유거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의 실현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50% 이상이다. 저장 시설, 국내 수요, 지리적 이점 등을 고려하면 이미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는 셈이다. 과거 4대강 사업처럼 추진할 생각은 절대 없다. 기존 시설을 활용하고,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저장 용량을 늘리는 식으로 진행할 것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독일을 다녀왔는데 산업 정책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었다면.

“통일 후 동독 드레스덴이 첨단 산업단지로 일어설 수 있었던 건 과거 독일 산업화의 중심지였다는 걸 십분 활용했기 때문이다. 드레스덴공대를 부활하고 독일이 자랑하는 정부 출연연구소 네 개를 이곳에 모아줬다. 한국 통일 이후 참고할 만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심성미/김홍열 기자 smshim@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