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완전 새로운 양상으로 바뀌었다. 중장기 경제를 예측하기 훨씬 어려워졌고 이런 예측에 귀를 쫑긋 세우는 투자자도 줄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통합과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상품 개발, 그 속에 감춰진 부실 덩어리 등이 한 나라의 금융위기를 전 지구 차원에서 광속으로 전염시키고 있다.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아무리 튼튼하다 해도 해외 리스크발 금융 및 경제위기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언제 어떤 금융사고가 터질지, 잘나가던 각국 경제가 언제 수직낙하할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안정추구형 투자가 많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은행·보험 상품과 원금보장형 금융투자상품으로 돈이 더 몰리는 이유다. 장기 투자의 안정성과 수익성이 업계에서 이미 검증된 얘기라 해도 투자자들은 장기 금융투자상품에 눈길을 잘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금리가 당장 올라갈 것 같지는 않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정책이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후로도 금리 인상이 가파르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저금리 시대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러는 사이 국민들의 안정된 노후 설계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각종 연기금의 재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민의 불안한 노후는 사회 전체의 후생과 안정을 해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지난달 소득공제 장기펀드, 작년 이맘때 재형저축펀드를 도입하는 등 세제혜택을 늘린 새로운 장기 적립식 상품이 속속 선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장기 적립식 투자상품도 진화하고 있다. 연금저축계좌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 주식형과 채권형, 해외상품 등으로 펀드 포트폴리오를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다. 장기투자에 따른 리스크 노출 위험을 전략적으로 피해갈 수 있는 안전장치들이다. 새봄을 맞아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해볼 수 있는, 세금혜택도 탁월한 상품들을 모아봤다. 자신의 소득수준과 위험선호도에 맞는 상품을 한두 개 골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장규호 증권부 차장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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