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중앙회)가 커피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을 잇따라 연기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불거진 규제대상 선정 기준 논란과 정부의 규제개혁 움직임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중앙회와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에 따르면 중앙회는 지난달 30일 예정돼 있던 커피업종에 대한 중기적합업종 신청을 잠시 보류했다. 지난달 중순에 신청키로 했다가 연기한 데 이어 또 다시 신청을 늦췄다.
중앙회의 이런 움직임은 규제업체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앙회는 지난달 11일 커피 업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신청을 결의하고 카페베네, 엔제리너스커피(롯데), 투썸플레이스(CJ), 파스쿠찌(SPC), 탐앤탐스, 할리스커피 등 토종 커피전문점 6곳과 스타벅스, 커피빈 등 외국계 커피업체 2곳을 규제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중앙회는 상시근로자 수 200명 이상 또는 매출액 200억 원 초과시 중소기업으로 볼 수 없다는 중소기업법을 근거로 직원수가 160명인 이디야커피를 규제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동네카페의 영업권을 일정 부분 보호하자는 것이 커피 중기적합업종 지정의 취지" 라며 "규제 대상으로 선정된 곳은 대형 상권 위주로 출점 전략을 짜는 곳들"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개혁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한 것도 신청을 보류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규제 개혁을 강조하는 정부의 정책 기조 속에서 향후 대형 커피전문점들과 규제기준 논의 과정시 불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커피전문점은 이미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거리제한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커피업종이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여기에 출점제한까지 겹쳐 이중규제를 받게 되는 셈이다.
지난 8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동반위의 중기적합업종제도를 사실상 무역 장벽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우려를 표한 것도 중앙회 입장에서는 부담이란 설명이다. USTR은 '2014년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를 통해 "동반위가 한국에서 영업하는 미국 레스토랑 매장들의 확장에 제동을 걸면서 미국 관련 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회는 이에 대해 "커피에 대한 적합업종 신청이 민감한 사항이다보니 실무적인 부분에 대해 조율하는 과정이 길어지고 있다" 며 "조금 늦어진 것이지 연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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