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김태완 기자 ] 중국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노키아 휴대폰 사업부의 합병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스마트폰 가격에서 특허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9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상밍 상무부 반독점국 국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MS와 노키아가 보유한 특허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대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어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MS는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 안드로이드폰을 생산하는 중국 내 업체가 표준특허를 침해하더라도 판매금지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 또 합병 후 기술특허 사용료 등을 인상하지 않고 안드로이드 관련 비표준특허를 5년 내에는 타사에 양도하지 않기로 했다. MS는 현재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만드는 제조업체에 스마트폰은 대당 5달러, 태블릿 PC는 대당 10달러의 특허료를 받고 있다.
휴대폰 제조사업에서 손을 떼는 노키아도 선의의 사용자에게는 표준특허를 위반하더라도 판매금지 청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건당 특허료를 현재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했다. 노키아는 그동안 다른 휴대폰 제조사와 크로스라이선싱(상호 특허이용)을 해왔기 때문에 특허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보유 특허에 대한 특허료 징수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MS는 지난해 8월 노키아의 휴대폰사업부를 72억달러에 인수했다. 그러나 노키아는 휴대폰 관련 특허는 매각하지 않았다. 노키아는 휴대폰 및 통신 관련 특허가 미국과 유럽에서만 각각 2만여건에 달한다. 상밍 국장은 “앞으로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특허비용은 불가피하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MS와 노키아 휴대폰 사업부의 합병안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는 조건 없이 승인이 났다. 그러나 휴대폰 제조사가 있는 중국 일본 한국 등에서는 그동안 합병안 심사를 놓고 고심해 왔다.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중순께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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