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선수상 받으러 오거스타 찾은 박인비 "제 느린 스윙 따라한다고? 스콧의 플레이 보고싶어요"

입력 2014-04-10 21:03   수정 2014-04-11 03:53

마스터스 첫날 한국선수 응원도


[ 한은구 기자 ] “애덤 스콧(호주)이 제 느린 스윙을 생각하면서 친다고 하네요.”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KB금융그룹)가 ‘꿈의 무대’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를 찾았다. 박인비는 지난 6일 끝난 시즌 첫 여자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을 마친 뒤 미국골프기자협회(GWAA)가 주는 2013년 최우수여자선수상을 받기 위해 오거스타를 방문했다.

박인비는 마스터스 첫날 약혼자 남기협 코치와 동행하며 최경주(SK텔레콤), 양용은(KB금융그룹), 배상문(캘러웨이) 등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특히 지난해 우승자인 스콧의 경기 장면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타이거 우즈의 플레이를 보고 싶었지만 이번에 나오지 않아 대신 스콧의 플레이를 지켜볼 생각”이라며 “사실 미국 기자들에게 들은 얘기인데 스콧이 가끔 나의 느린 스윙 리듬을 생각하면서 친다고 해 보답 차원에서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스콧은 종종 친한 기자들에게 “스윙이 안될 땐 박인비의 느릿한 스윙을 생각하면서 리듬을 찾곤 한다”고 언급했다. 세계랭킹 2위인 스콧은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내면 1위에 오르게 된다.

박인비는 10일(한국시간) 열린 최우수여자선수상 시상식 연설에서 “위대한 선수가 되거나 그렇게 불리기 위해서는 주위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 상은 내가 아닌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이 있기에 골프의 위대한 이야기들이 세상에 전달된다”며 “언론인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GWAA는 지난해 최우수선수로 남자는 애덤 스콧, 여자는 박인비를 선정했다. 지난해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에 이어 63년 만에 메이저 3연승을 거둔 박인비는 전체 218표 중 91%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박인비는 1998년 박세리(37·KDB금융그룹), 2009년 신지애(26)에 이어 세 번째 한국인 수상자다.

GWAA는 미국 신문, 방송, 잡지의 골프 전문 기자로 구성됐으며 매년 회원들의 투표로 남녀 최우수선수상과 시니어 최우수선수상, 재기상, 공로상, 사회봉사상 수상자를 선정해 4월 마스터스 기간 중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시상식을 개최한다. 최경주는 지난해 사회봉사상인 찰리바틀렛상을 받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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