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의 돌풍' 비결은 전략과 전술 '2대1 황금 배분'

입력 2014-04-11 07:00  

Let's Master - 란체스터 영업전략 (2)

디자인·생산 수직 계열화
소비자 취향·유행 신속파악
검증된 패션 창의적 재창조
매주 230개씩 新스타일 출시




란체스터법칙은 ‘1 대 1 전략’이나 ‘집중 효과’를 일정한 룰로 만든 것이다. 같은 조건에서 전투를 한 경우의 상황을 규칙화한 것이어서 매우 단순하다. 그러나 제2차 세계 대전 중 미국 해군 작전연구반과 구프맨 바너드 컬럼비아대 교수는 란체스터 법칙을 수정, 경쟁전략으로 일반화했다. ‘란체스터 전략 모델식’이 그것이다. 란체스터 제1법칙, 제2법칙의 ‘교환비(무기효율:E)’를 ‘전략력’과 ‘전술력’으로 나눈 것이다.

예를 들어 병기의 수송력(물류력), 병기의 제조력(생산력) 등을 ‘전략력’으로 규정하고, 병력 수와 병기 수 등을 ‘전술력’으로 보고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표시하고 있다.

구프맨 교수는 또 아군의 전략력은 적의 생산력과 보급력에 대응하고, 전술력은 적의 전략력과 전술력에 대응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대로 적의 전략력은 아군의 생산력과 보급력에 대응하고, 전술력은 아군의 전략력과 전술력에 대응한다고 규정한다. 이 전략 모델식에서 아군이 최소의 손해로 최대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총 전력 중 3분의 2는 전략력에, 3분의 1은 전술력에 배분해야 한다.

란체스터법칙 중 구프맨 교수가 만든 경쟁전략으로서의 ‘란체스터 전략 모델식’은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나 영업활동에 널리 애용되고 있다. 전략력이란 의사결정의 영역이다. ‘목표의 책정과 방향제시’로, 구체적으로는 상품개발전략과 거점전략, 지역·시장전략, 가격전략, 판매채널전략, 고객·거래처전략, 광고·판촉전략 등을 들 수 있다. 전술력은 전략(목표·방향)을 달성하기 위한 실행계획이다. 영업조직체재, 영업맨의 질과 양, 방문활동의 질과 양, 고객과 거래처의 질과 양 등 직접적인 영업활동의 질과 양에 관련된 판매력이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시장(점유율)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것인가, 어떤 상품을 개발할 것인가, 어떤 판매정책을 책정할 것인가, 신 시장에서는 어떤 판매채널을 도모할 것인가, 가격정책은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는 기업에 중요한 전략적 문제다. 영업맨 수와 담당 테리토리 수, 고객·거래처 수, 신규개척 건수, 방문 건수, 방문 횟수, 상담체결 시간 등은 양으로 측정되는 것이므로 전술 영역에 해당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업이 판매에서 경쟁사와 총력전으로 싸우려면 ‘전략력’ 힘의 배분은 2, ‘전술력’ 힘의 배분은 1이라는 점이다. 스페인 대표 브랜드인 자라(ZARA)는 1974년 설립돼 1975년 첫 매장을 개장, 현재 세계 70개국에서 1400여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자라 돌풍’이란 말로 한동안 패션계에 화제가 됐다. 자라는 스페인 최고 의류회사인 인디텍스의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다. 90년대 베네통에 비유되기도 했다. 기성복(Ready-to-Wear) 컬렉션의 유행을 빠르게 캐치하는 것으로 유명한 자라는 특히 소비자의 니즈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유연성과 수평적 생산-유통구조를 강조한다.

전략력이 월등히 앞선 자라의 성공요인을 분석하면 첫째, 디자인과 생산과정의 수직 계열화다. 자라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생산 과정의 상당 부분을 인 하우스로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생산을 외부에 의뢰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납품지연, 품질 불량 같은 문제점을 사전에 차단한 것. 둘째, 패션의 재창조 능력이다. 검증된 패션을 창의적으로 재창조, 히트 상품을 고객에게 빠르게 제공하고 있다. 기존 고객들이 이미 선택한 패션을 벤치마킹하고, 자사 매장에서 취합한 고객의 소리와 자료를 더해 더욱 창의적이고 고객 선호도가 높은 옷을 생산,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매출은 극대화할 수 있었다. 셋째, 고객 정보 수집을 위한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잘 갖췄다. 세계 각매장에 설치된 판매시점(POS) 시스템을 통해 자료를 수집한다. 나아가 제품 디자인에서 제작, 매장별 맞춤 공급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넷째, 짧은 컬렉션 준비 기간이다. 일반 의류업체 디자이너들이 6개월에서 1년 전부터 차기 컬렉션을 준비하는 것에 비해 자라의 디자이너들은 2주 만에 패션을 재창조해 낸다. 경쟁사들이 고객 니즈를 조사하는 데 수주 내지 수개월이 소요되는 반면 자라는 이런 과정이 채 몇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한 해에 1만1000가지 이상의 새로운 옷을 기획, 제작해 소비자들에게 한 주에 약 230개의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는 것이다.

자라가 적의 생산·보급력을 파괴하는 능력은 어떻게 나올까. 첫째, 자라가 고객의 욕구를 신속하게 충족시키는 힘과 정확하고 효율적인 주문 프로세스다. 자라는 고객의 취향과 유행이 매우 빠르게 변화한다는 것에서 착안해 성공한 기업이다. 이 브랜드는 1주일에 두 번씩 본사인 라 코루나에 주문한다. 소량을 발주해 재고를 남기지 않는 전략을 쓰고 있다. 철저한 지역화 전략과 특A급 상권 위주로 출점하고 있어 고객 접근성이 용이하다. 디자이너 200여명이 매년 1만2000개 이상의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새로운 트렌드와 디자인을 연구하는 별도의 팀을 운용하며 인기 아이템 및 최신 트렌드를 최단시간 내에 개발, 생산한다. 또 상품 출시 전에 테스트숍을 운영해 상품 실패율을 1%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

둘째, 긴밀한 의사소통과 정확한 주문이다. 매장 매니저는 재고가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매장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판매직원들과 얘기하고, 어떤 제품이 잘 팔리고 얼마나 보충해야 하는지 결정한다. 매니저들의 매장 현장방문은 긴밀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셋째, 자라식 공급망관리(SCM)다. 자라는 SCM을 패스트 패션을 위한 전략적인 무기로 사용했다. 도요타의 적기공급방식(JIT) 생산을 의류에 접목하는 방식 등을 활용했다.

흥미로운 것은 자라가 공식적 기술 협약을 통해 기술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조직이 SCM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돼 왔고, 아웃소싱의 전략적 활용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상윤 < 한국세일즈협회 회장 >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