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 '反부패' 심포지엄 "경제특구처럼…反부패 정치특구 만들자"

입력 2014-04-11 21:04  

머리 맞댄 韓·中 전문가들

부패 문제, 핵보다 더 심각…국가 전면전 나서야
관치금융이 우선 개혁대상…시장 자정메커니즘 강화를



[ 베이징=김태완 기자 ]
“경제개혁을 위해 특구를 만들었듯이 부패청산을 위한 정치개혁특구를 만들어야 한다.”(리융중 중국 기율검사감찰원 부원장)

“부패방지를 위해서는 시장의 자정메커니즘을 강화해야 한다.”(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한국과 중국의 지도급 인사들이 반부패와 금융개혁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사단법인 ‘포럼 오래’(회장 함승희)는 11일 중국 베이징대에서 ‘반부패, 금융개혁과 국가관리’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한·중 양국의 전현직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 진념 전 경제부총리, 김 전 실장,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조영남 서울대 교수 등이 나왔다.

중국에서는 뤄하오차이 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 류스진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부주임, 리청옌 베이징대 청렴정치건설연구센터 주임 등이 나와 토론을 벌였다.

리 주임은 기조발표를 통해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강조했다. 그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권력을 제도라는 새장에 넣어야 한다”며 “부패를 징벌하고 예방하는 메커니즘과 관료의 재산 공개, 정부 업무의 투명한 공개 등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주임은 “중국에서 반부패 문제는 핵 문제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국가 존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융중 중국중앙기율감찰학원 부원장은 “중국의 반부패 정책은 지금까지 너무 게릴라전에 치우치고 전면전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정치개혁특구 설립과 당위원회 권력 구조 개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감찰학원은 중국의 사정 및 반부패 업무를 총괄하는 중앙기율검사위 직속 기구다.

김 전 장관은 성공적인 반부패 정책의 실현을 위해 △사회 지도층 부패의 우선 척결 △부패통제기구의 독립 △사면제도 남용 방지 △사회적 공개 시스템 도입 △반부패 관련 제도의 확립 △각계 각층의 반부패 총력전 전개 등 6대 원칙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중국의 부패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법권 독립, 주민의 직접선거, 주민의견 반영제도 실시 등이 우선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중 금융협력과 관련해 황 전 회장은 “실물경제에 비해 금융분야의 실질적 협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양국 중앙은행과 금융당국 간 위기대응을 위한 공조체계 구축, 양국 통화 국제화를 위한 결제 비중 확대 등을 제안했다.

류 부주임은 전면적 개혁·개방 심화를 위해 중국은 생산요소의 시장화, 재정·세제 개혁, 산업구조 고도화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 회장은 “이번 토론회는 두 나라 모두 국가 주도로 고도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형성된 부패구조와 관치금융을 개혁하기 위한 대중적 추동력을 확보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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