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선 기자 ] 인도의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 소속이자 차기 유력 총리로 꼽히는 나렌드라 모디 구자라트 주지사(63·사진)가 알려진 것과 달리 결혼한 전력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모디 주지사는 지난 9일 총리 입후보를 위해 제출한 서류에서 결혼 여부를 묻는 배우자 항목에 ‘자쇼다 벤(Jashoda-ben)’이라는 이름을 적었다. 인도 구자라트어로 벤(ben)은 여성에, 바이(bhai)는 남성의 이름 뒤에 붙는다. 뉴욕타임스는 “모디가 공개적으로 부인의 존재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현지 언론 인디아 익스프레스는 모디가 17세에 부모의 중매로 결혼했으며 곧 부인을 버렸지만 공식적으로는 이혼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자쇼다가 교사에서 은퇴해 매달 1만4000루피(약 25만원)의 연금을 받아 검소하게 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 “모디는 결혼한 지 3년 후 떠났으며, 결혼생활도 함께한 시간은 3개월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모디가 50여년간 부인의 존재를 숨긴 것은 물론 자신의 입신을 위해 방치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선거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모디가 선거 캠페인의 일환으로 독신자라는 사실을 정치적인 투명성의 증거로 적극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모디는 최근 선거 유세에서도 “나는 가족이 없다. 누가 내게서 부패 수단을 동원해 이득을 챙기려 하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인도 유권자 가운데 48%에 이르는 여성 표의 향배도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집권여당인 국민회의당(NCP)의 라시드 알비 대변인은 “남자가 그의 부인을 돌볼 수 없다면, 어떻게 나라를 돌볼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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