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욱진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 사업을 총괄해온 설영흥 부회장(69)이 물러났다. 후임 중국사업 총괄은 최성기 베이징현대자동차 부사장(64)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11일 설 부회장이 후진을 위해 용퇴하겠다며 사의를 밝혀 사표를 수리했다고 발표했다. 설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부산화교고등학교와 대만국립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중국사업 총괄 고문을 맡으면서 현대차그룹과 인연을 맺었고 2002년 베이징현대자동차 설립 등에 기여했다.
중국 내 인맥이 두터운 설 부회장은 2004년 5월 부회장에 임명된 뒤 정몽구 회장의 특명을 받아 중국 사업을 총괄해왔고, 현대차는 지난해 베이징현대차 설립 11년 만에 연간 100만대 판매라는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베이징현대차와 옌청기아차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중서부 내륙시장 공략의 거점인 충칭에 제4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설 부회장은 정 회장이 지난달 말 충칭에서 합작 협약을 맺을 때도 바로 옆에서 보좌했다.
설 부회장은 충칭 제4공장 설립이 지연되면서 상당한 부담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지방정부 간 현대차 공장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착공이 늦어진 데 따른 책임을 지고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차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현대차의 충칭 4공장이 연산 30만대 규모로 지어지면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총 230만여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최한영 상용차 담당 부회장도 물러났다.
한편 설 부회장 후임으로 중국사업 총괄 담당을 맡은 최성기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베이징현대 사업기획팀장(이사 및 상무), 옌청의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전무), 베이징현대 총경리(부사장) 등을 지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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