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손잡은 루이비통, 경계 허문 디자인 혁신

입력 2014-04-12 18:00  

Luxury & Style - 컬래버레이션 3.0 시대 (2)

루이비통, BMW i8서 영감 여행용 가방 컬렉션 출시
백남준·제러미 스콧 이어 獨 일러스트레이터와 협업
스와치 '올라프 H.아트 스페셜'



[ 김선주 기자 ]
스위스의 시계 브랜드 스와치는 매년 일러스트를 결합한 다양한 협업으로 ‘디자인 협업’ 개념을 확립했다. 일부 디자인만 차용하는 게 아니라 디자인 자체를 제품 전체에 유기적으로 반영한다. 독일의 세계적 일러스트레이터인 올라프 하제크와 협업해 지난달 21일 출시한 ‘올라프 H. 아트 스페셜’은 현재 수량이 거의 다 소진됐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올라프 H. 아트 스페셜은 제품 각각에 고유 번호가 부여된 채 전 세계에서 888개만 출시된 한정판이다. 국내에는 플라워헤드, 네이처맨 두 가지 제품으로 구성된 세트 30개만 들여왔는데 출시 20여일 만에 완판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와치가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제러미 스콧,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 협업한 기존 제품들도 세계 최대 미술품 경매 회사 소더비에서 최고 200배 가격으로 팔릴 정도로 마니아 층이 두텁다.

명화에서 영감만 얻는 게 아니라 명화 자체를 제품에 녹여내는 것도 3세대 협업의 특징 중 하나다. 스웨덴의 뉴럭셔리 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는 올 봄·여름 컬렉션에서 20세기 추상 예술의 선구자 힐마 아프 클린트의 작품을 기반으로 한 독특한 의상을 선보였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셀린느도 최근 헝가리 사진작가 브라사이의 작품을 반영한 제품을 내놨다. 파리 밑바닥 인생들의 애환과 파리의 밤 풍경을 사진에 담아온 브라사이의 작품 속 그라피티를 합성한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명품과 자동차의 협업은 이제 정착기에 접어들었다. 루이비통은 지난 1일부터 BMW그룹과 손잡고 만든 여행용 컬렉션을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루이비통이 BMW의 신제품인 i8에서 영감을 받은 자동차 여행용 컬렉션이다. 에르메스, 프라다, 에르메네질도 제냐도 최근 몇 년 동안 각각 △에르메스 에쿠스 △제네시스 프라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에르메네질도 제냐 등 협업 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에르메스는 자동차뿐 아니라 카메라 업체와도 협업했다. 지난달 10일 오픈마켓 11번가에 등장한 ‘라이카 M9-P 에르메스 에디션’은 에르메스와 라이카의 협업 제품이다. 2012년 전 세계 300대만 한정 생산된 제품인데 그중 2대를 11번가가 수입해 2990만원에 내놨다.

스와치그룹코리아 관계자는 “예전에는 ‘H&M+루이비통’ 등 럭셔리 브랜드를 구입할 수 없는 소비자들을 위한 보급판 개념의 협업이 지배적이었다”며 “최근 협업은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나는 하이브리드 형식”이라고 말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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