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10일까지 세계패션그룹(FGI)과 함께 20억원 규모의 ‘장애어린이 돕기 사랑의 바자'를 진행했다. 대구점을 시작으로 압구정 본점, 부산점, 천호점, 목동점 등 전국 5개 점포에서 행사를 열었다.
‘사랑의 바자’는 국내 유명 디자이너 50여명으로 구성된 FGI와 의기투합해 만든 대표적 장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사례다. 현대백화점은 1985년 압구정 본점 개점 때부터 매년 봄, 가을 두 차례씩 바자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해왔다. 이렇게 시작된 바자가 올해 꼭 30년째를 맞은 것이다. 바자가 열린 횟수만 벌써 59번째다.
초기엔 본점에서만 열렸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내부적 관심이 커지면서 천호점, 목동점, 부산점 등으로 점포를 확대했다. 사랑의 바자는 상대적으로 고가인 유명 디자이너 의류를 최대 70% 할인해 판다. 이렇다 보니 준비한 물품이 순식간에 동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부 점포의 경우 백화점 개점 전부터 바자 상품을 먼저 사기 위해 긴 줄이 만들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29년간 바자를 진행해 거둔 매출액은 250억원, 이중 50억원 가량이 사회공헌 활동에 지원됐다. 매년 봄엔 청각장애 어린이를, 가을엔 시각장애 어린이를 상대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2000여명의 청각장애 어린이와 1500명의 시각장애 어린이 치료비 및 수술비를 지원했다. 이와는 별도로 백화점 차원에서 매년 2000여만원을 따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미혼모 자립에도 나서, 직업교육 지원을 통해 전문 바리스타로 육성하고 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상무)은 "FGI와의 공동 자선행사는 현대백화점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며 "앞으로도 자선바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소외된 이웃을 돕는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헌혈캠페인도 대표적 장수 CSR 활동으로 꼽힌다. 올해로 11년째다. 현재까지 500회 넘게 헌혈 행사를 진행해 모두 8만8000여 명이 참여했다. 누적 헌혈량만 3520만ml로, 이는 성인기준(70kg) 7000명의 전체 혈액량과 맞먹고 혈액암 어린이 환자 1만5000여명이 수혈할 수 있는 양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백화점 직원 외에 협력사 직원은 물론 고객들의 참여가 높다는 점이다. 고객들의 헌혈 참여 비율은 80%대로, 헌혈 참여자 10명 중 8명이 고객이란 얘기다. 대표적 ‘고객참여형 사회공헌활동’이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1만3000명 참여를 목표로 헌혈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누적 헌혈 참여자 10만명 돌파’란 대기록 달성에도 나선다. 단일기업으로는 처음 시도하는 도전이다. 앞서 지난 2012년엔 1만1000명이 헌혈에 참여해 단체 헌혈부문 한국 신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또 오는 26일 서울 월드컵공원에서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를 연다. 올해로 29회째를 맞는 행사로, 유치원 및 초등학생 자녀를 둔 고객이 대상이다. 참가비(5000원) 전액은 현대백화점 사회복지재단에 기부돼 소외아동 돕기를 위한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밖에 결연아동 돕기(2006년)와 순직소방관(2008년) 자녀 장학금 지원 등의 사회공헌 활동도 10여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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