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헤크먼 시카고대 교수
"공교육 투자 가장 효율적 정책"
[ 강영연 기자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에서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점점 벌어지는 소득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선 단기적인 일자리 제공이나 복지 등 파편적 지원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교육’에 대한 투자다.”(제임스 헤크먼 시카고대 교수·사진)
캐나다 토론토 페어몬트로열요크호텔에서 열린 ‘새로운 경제적 사고를 위한 연구소(INET)’ 콘퍼런스 마지막날인 12일(현지시간) 석학들은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에 열린 ‘교육과 인간개발:무엇이 문제인가(Education and human development:What are the questions?)’ 세션에는 헤크먼 교수, 로저 벤저민 미국 교육원조위원회(CAE·The Council for Aid to Education) 회장, 아누라그 베하르 인도 프렘지대 부총장, 리처드 리브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등이 참석해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헤크먼 교수는 미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공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계층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가난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게 어려서부터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교육은 한 아이의 학업 성적뿐 아니라 제대로 된 직업을 갖고 인생을 살아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하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은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나 복지혜택 강화보다 사회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리브스 연구원은 교육을 통해 하고 싶다는 ‘막연한 열정(vague aspiration)’을 ‘행동하는 열정(active aspiration)’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브스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다는 것은 누구나 생각하지만 스스로 숙제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는 등 구체적 행동을 취하는 아이들은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다”며 “부모가 방법을 알려주지 못하는 것을 공교육을 통해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베하르 부총장도 거들었다. 그는 “인도 학생들의 성적은 부모의 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교육에 대한 투자를 통해 이 같은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벤저민 회장은 대학 졸업자 간 취업 기회가 불평등한 것도 교육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순히 명문대를 졸업했다고 뽑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실무능력을 평가, 발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헤크먼 교수는 임금격차 연구로 노벨상
제임스 헤크먼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70)는 교육 수준과 임금의 상관관계, 남녀 간 임금 차이의 원인 등을 밝혀 노동시장에 새로운 이론을 정립한 공로로 2000년 대니얼 맥패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버클리대 교수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헤크먼 교수는 1965년 콜로라도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컬럼비아대와 예일대에서 조교수로 일했고, 1973년부터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3년엔 미국 경제학회에서 경제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40세 미만의 경제학자에게 2년마다 수여하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받았다.
300편이 넘는 논문과 저작을 발표했고, 주요 저서로는 ‘미국사회의 불평등’ ‘노동시장 데이터의 시계열 분석’ 등이 있다.
토론토=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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