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꿈의 비행기

입력 2014-04-14 21:24   수정 2014-04-15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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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기 힘든 기내 기압과 수분 부족
새 항공기 도입되면 다소 완화될 듯

조현민 <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03490 target=_blank>대한항공 전무·진에어 전무 emilycho@koreanair.com >



잦은 출장에도 난 비교적 시차에 강한 편이다. 정오에 출발해도 스르륵 잠이 들고, 출발지와 도착지에 맞춰 이중으로 허기져 일부러 음식을 조절해야 할 정도다. 한마디로 난 비행기에서도 ‘잘 먹고 잘 잔다’. 그러나 이런 나에게도 기내 기압과 온도 습도 변화는 견디기 힘들다. 귀가 먹먹해져 두통이 심해지기도 하고, 건조하고 쌀쌀한 기내 환경은 아무리 비행기를 많이 타도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항공기는 운항 시 평균적으로 기내 기압을 최대고도 8000피트(2438m)에서의 기압으로 유지한다. 백두산보다 조금 낮다고 생각하면 쉽다. 일반적으로 고도 4270m까지는 별도의 산소 공급 없이 운항이 가능하지만 승객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대부분 항공사는 사람이 2438m에서 느끼는 기압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기압을 유지해도 개인에 따라 귀가 먹먹해지는 증상이 더 자주 발생하고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기내 온도는 어떻게 유지하는 것일까? 이 과정에서 우리의 ‘소중한 피부’가 조금은 손해를 보게 된다. 항공 시스템은 제트엔진에서 나오는 뜨거운 공기를 외부 공기와 적절히 혼합해 기내 평균온도를 24도에 맞추는데, 이 과정에서 항공기 주재료인 알루미늄과 항공 시스템에 악영향을 주는 수분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기내에서 느끼는 이런저런 불편함들은 탄소복합소재 덕에 개선될 예정이다. 이 소재는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강하기 때문에 객실 내 기압을 지상에서 느끼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또 수분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습도를 기존 대비 60%까지 높일 수 있다. 이런 변화를 가져올 항공기가 ‘보잉 787 드림라이너’다. 몇 차례 배터리 문제로 이슈가 됐지만 현재 많은 문제점이 개선돼 17개 항공사가 안정적으로 드림라이너를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6년 9월 국내 최초로 드림라이너를 들여올 예정이다.

드림라이너가 국내 들어오기까지 남은 시간 2년. 모두의 안전을 위해 잠시 동안은 우리가 기내 기압과 습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겠다. 그리고 난 오늘도 출장 준비를 하며 짐을 꾸린다. 기내에서 사용할 얼굴팩이 올려진 나의 모습을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할 용기와 함께.

조현민 < 대한항공 전무·진에어 전무 emilycho@koreanai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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