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충당금 환입…한국GM, 작년 영업이익 1조

입력 2014-04-14 21:38   수정 2014-04-15 04:08

쉐보레 유럽사업 철수로 영업 손실 2916억 반영


[ 정인설 기자 ] 한국GM이 사상 처음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통상임금 확대 적용과 관련한 소송이 제기되자 미리 쌓아둔 8000억원 이상의 충당금 중 지난해 7900억원 상당을 이익으로 환산한 덕이다. 이런 일회성 손익을 빼더라도 3400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GM은 감사보고서(개별 재무제표 기준)를 통해 지난해 15조6039억원의 매출과 1조86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14일 밝혔다. 2012년에는 340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1년 만에 큰 폭의 흑자로 돌아섰다.

대규모 충당금 환입이 턴어라운드의 직접적 배경이 됐다. 앞서 한국GM은 1만여명의 근로자가 무더기로 통상임금 관련 소송을 내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012년까지 8139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그러나 작년 말 대법원이 ‘고정 성과급을 통상임금에 포함한다는 원칙을 소급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자 한국GM은 지난해 결산에서 통상임금 관련 충당금 중 일부인 7890억원을 이익으로 환입했다.

한국GM은 “대법원 판결로 근로자들에게 최근 3년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낮아져 대부분의 충당금을 이익으로 환산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미국 GM 본사의 쉐보레 브랜드 유럽사업 철수 결정으로 2916억원의 비용을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쉐보레 판매법인 17곳을 운영 중인 한국GM은 지분법 손실에 따라 지난해 2499억원을 영업 외 비용으로 반영했다. 유럽 딜러 지원금 등으로 쓴 417억원은 영업 비용으로 환산했다.

통상임금과 유럽 쉐보레 철수로 인한 일회성 손익을 빼면 한국GM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389억원으로 추산된다. 사상 최대 이익을 낸 2007년(4722억원)보다는 적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이후 가장 많다. 한국GM이 쉐보레베트남 등 해외 자회사 실적을 반영해 이달 말 공시하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하면 영업이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3년간 한국GM은 해외 부문에서 1000억~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경차와 소형차보다 중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을 늘려 지난해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올해도 마진율이 높은 차량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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