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금감원, 계열사 회사채 편법인수 혐의 동부증권 제재 검토

입력 2014-04-16 21:35   수정 2014-04-17 03:54

'최대인수' 조항 피하려 유진증권 들러리로 내세워
"그룹 구조조정 압박 일환인 듯"



[ 오상헌/이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4월6일 오후 4시37분

금융감독원은 동부증권이 계열사 발행 채권을 편법 인수한 혐의를 확인,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 일각에선 동부그룹이 채권단과 약속한 구조조정 계획을 차일피일 미룬다고 본 금감원이 ‘압박수위’를 높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동부증권에 대한 긴급 검사를 실시, 동부CNI 등 동부 계열사들이 발행한 회사채를 동부증권이 규정보다 많이 인수한 혐의를 확인했다.

금감원은 동부증권이 작년 10월 시행된 ‘동일 그룹 소속 증권사는 계열사가 회사채를 발행할 때 최대 인수자가 돼선 안 된다’는 금융투자업 규정을 피하기 위해 유진증권을 ‘들러리’로 내세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진증권이 동부CNI 회사채를 인수한 직후 일부 물량을 동부증권에 매각한 사실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유진증권은 작년 10월 이후 동부제철(발행규모 400억원) 동부CNI(300억원) 동부건설(430억원) 등 동부 계열 3개사가 회사채를 발행할 때마다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동부제철의 경우 동부증권과 함께 200억원씩 인수했고, 동부CNI 역시 동부증권과 똑같은 150억원어치를 떠안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부CNI가 회사채를 발행할 당시 동부증권은 단일 최대 인수자가 아니었지만, 발행 직후 유진증권 물량을 떠안으면서 사실상 단일 최대 인수자가 됐다”며 “동부증권이 감독규정을 피하기 위해 유진증권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웠다면 제재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동부그룹의 자구계획안 이행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동부증권은 동부CNI 회사채 등 인수물량을 시장에서 ‘완판(완전판매)’한 반면 유진증권은 매각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유진이 보유한 회사채도 충분히 시장에서 팔 수 있다는 판단에 인수한 것일 뿐 ‘꼼수’를 쓴 게 아니다”고 말했다.

오상헌/이태호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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