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이다. 이치는 간단하다. 하지만 막상 펜을 잡으면 논리가 잘 전개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어휘, 지식, 논리, 경험, 독서 등 기초가 약한 탓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다양한 독서로 어휘력을 늘리고, 글을 써나가는 요령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습관도 키워야 한다. 글은 결국 생각이기 때문이다. 키워드(핵심어)를 활용하면 글쓰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라
글은 결국 생각이다. 바꿔 말하면 생각이 바로 글이다. 따라서 논리적인 사고의 습관이 좋은 글을 만든다. 다양한 주제를 놓고 다양한 생각의 논리를 펴보면 글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생각이라는 것은 공부처럼 특별히 자리, 특별한 시간이 필요 없다. 학교를 오가는 길에, 간간이 어떤 주제를 떠올리면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면 된다. 좋은 논리가 떠오르면 키워드를 간단히 메모해두는 것이 좋다. 특히 생각을 어떻게 마무리할지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책을 많이 읽어라
글쓰기 최고의 밑거름은 독서다. 좀 단언적으로 말하면 글쓰기는 독서량과 거의 정비례한다. 쓰는 것의 출발은 읽는 것이다. 다양한 책을 읽으면 지식이 쌓이고, 어휘가 늘어나고, 글을 쓰는 노하우도 저절로 알게 된다. 신문의 사설이나 칼럼을 1주일에 몇 개씩 꾸준히 읽는 것도 좋다. 책이든 칼럼이든 좋은 표현이나 수치, 역사적 사실 등이 나오면 이것 역시 메모해 둬라. 마음에 드는 문장은 한번씩 직접 베껴서 써보는 것도 좋다. 좋은 문장들을 익혀두면 본인의 글을 쓸 때 다양한 응용이 가능해진다.
맞춤법에 주의하라
사사로운 것이 큰 것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글쓰기에선 맞춤법이 바로 그것이다. 아무리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글이라도 중간중간에 맞춤법이 틀리고, 탈자나 오자가 있으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얼마 전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가 성공을 가로막는 사사로운 습관으로 맞춤법을 꼽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맞춤법이 자주 틀리면 그 사람의 국어능력이 의심받는다. 글도 일종의 디자인이다. 내용이 중요하지만 글씨 역시 정갈해야 한다는 뜻이다.
키워드를 활용하라
글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여러 데이터나 생각을 모아서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글을 이끌어가야 한다. 키워드(핵심어)를 사용하면 글 쓰기가 훨씬 쉬워진다. 예를 들어 환경에 관한 글을 쓰고 싶으면 이에 관련된 핵심어, 즉 개발, 과소비, 양심, 대량생산, 깨진 유리창 등을 떠올리고 경제성장에 관한 글을 쓰려면 물질, 정신, 행복, 비움, 채움, 분배, 복지 등을 떠올리는 식이다. 이런 키워드를 잘 활용하면 일관성을 유지하기도 그만큼 쉬워진다.
문장은 짧게 써라
문장은 가능한 한 짧게 쓰는 것이 좋다. 한 문장이 너무 길어지면 주술관계가 꼬여 비문(非文)이 되기 쉽다. 문장이 좀 길다 싶으면 이를 두 문장으로 나눠라. 그러면 대부분 글이 좋아진다. 그리고, 그래서, 그러나, 하지만 등 접속사를 덜 쓰는 것도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물질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를 ‘물질로 사람이 불행해지는 이유다’식으로 바꿔써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러면 글이 다양해지고 맛깔스러워진다.
반복어를 피하라
글에 같은 단어가 자주 반복되는 것은 좋지 않다. 의미가 비슷한 단어들을 다양하게 골라 써야 글이 좋아진다. 특히 남의 말을 전할 때 쓰이는 말했다, 언급했다, 강조했다, 시사했다, 귀띔했다, 밝혔다 등도 반복을 피하는 것이 좋다. 전달하려는 의미에 따라 적절히 섞어 써야 한다. ~(에)대한(대해)도 가능하면 다른 표현으로 바꾸는 연습이 필요하다. 예로 ‘한국경제에 대한 그들의 시각은 다양했다’를 ‘한국 경제를 보는 그들의 시각은 다양했다’식으로 바꿔보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대한’을 쓰면 글쓰기는 편하다. 반면 그런 글이 그리 고급스럽진 못하다. 반복어를 피하려면 같은 의미의 다양한 어휘들을 숙지해야 한다.
꾸준히 써봐라
연습은 모든 것에 적용되는 ‘공통의 비법’이다. 글쓰기 역시 다르지 않다. 독서, 어휘, 생각, 지식, 논리 등은 좋은 글을 만드는 재료다. 이런 기초들이 잘 갖춰져도 수시로 글을 직접 써봐야 한다. 그래야 진짜 글쓰는 실력이 늘어난다. 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이를 섞을 줄 아는 솜씨가 있어야 음식이 맛을 낸다. 글도 마찬가지다. 써가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또다시 써보면 글쓰기의 키가 쑥쑥 자란다. 마음에 드는 남의 문장을 그대로 베껴보는 연습도 스스로의 글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노하우다. 좋은 것의 모방은 창조의 씨앗이다.
데카르트 vs 베이컨…연역적으로 쓸까, 귀납적으로 쓸까
르네 데카르트와 프랜시스 베이컨은 동시대를 산 유럽의 대표적 중세 철학자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철학적 명제로 유명하다.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도 뭔가를 의식하고 있다면 그 의식의 주체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의 ‘이성’을 끄집어내 사유와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 사상가다. 베이컨은 근대 경험론의 선구자다. 그는 이성적 사유를 통해 논증하는 학문은 효용성이 없고, 진리를 찾으려는 혁신적인 과학적 방법만이 모든 학문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왜곡된 관념과 추상적인 편견들을 ‘우상’이라고 꼬집은 베이컨 철학의 키워드는 경험과 실험이다. 데카르트와 베이컨은 논리를 전개하는 방식도 다르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스피노자 등 이성주의자들은 연역법이라는 철학적 방법으로 논리를 풀어간다. ‘모든 생명체는 죽는다→사람은 생명체다→모든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는 식으로 일반적 진리에서 특수한 법칙이나 주장을 끌어내는 추론이다. 반면 베이컨을 비롯한 경험론자들은 실험과 관찰에서 얻은 사실로부터 일반적 원리를 찾아내는 귀납적 방식으로 논리를 전개한다. ‘지금까지 관찰된 까마귀가 모두 검으니 까마귀는 모두 검다’고 단정짓는 식이다. 연역법에선 대전제와 소전제가 참이면 여기서 도출되는 명제도 언제나 참이다. 귀납법은 다양한 경험이나 실험이 바탕이 되는 것이 장점이다. 데카르트의 관념론과 연역법, 베이컨의 경험론과 귀납법은 서로 상충되면서도 근대 유럽철학을 떠받친 두 기둥이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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