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중개인력 흡수해야
[ 이지훈/박종서 기자 ]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대출모집인 영업에 활용하는 개인정보가 적법한 것인지 대출해주는 금융회사가 직접 확인하도록 지시한 것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불법으로 정보를 입수했다고 해도 사용할 수 없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 관계자는 “불법 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원천 봉쇄한 조치”라며 “불법 정보 거래시장도 크게 위축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업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적법한 정보를 활용해 영업할 수 있는 업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부 대출중개회사는 금융회사의 내부 조직으로 편입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폐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이들 대출중개업인 상당수는 불법 사채시장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 규제가 너무 강력해 음성적 대출 수요만 늘려놨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대부업체 관계자는 “대출중개를 오랫동안 해왔는데 갑자기 무슨 일을 구할 수 있겠느냐”며 “결국 불법 사채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 대출중개업자는 “기존 방식으로 영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월 100만원이라도 벌려면 사채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문제점을 알고 있다. 문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음성 시장이 커질 수 있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금융권 내부에서 중개인력을 흡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지훈/박종서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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