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파나소닉도 실적 호조
[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 기업들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업 쪽 분위기는 좋지만 소비심리가 3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소비세 증세 여파로 내수 경기는 꽁꽁 얼어붙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대기업의 실적 호조세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소비세 증세 ‘역풍’에도 엔저 ‘훈풍’에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수요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2014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히타치제작소 영업이익은 6000억엔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2013년 4월~2014년 3월) 추정치보다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2년 연속 사상 최대다. 마쓰다도 올해 영업이익이 2100억엔으로 급증해 사상 최대치를 깰 전망이다. 미쓰비시중공업과 자동차 부품 소재를 공급하는 구라레이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혼다, 가와사키중공업, 파나소닉 등도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인도네시아 오토바이 판매 증가 덕분에 올 순이익도 7년 만의 최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과 달리 가계 소비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 17일 발표된 3월 소비자태도지수는 37.5로, 4개월 연속 하락했다. 동일본 대지진 후인 2011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일본 정부도 급기야 1년5개월 만에 “(경기가) 약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며 경기 상황에 대한 판단을 하향 조정했다. 소비세 증세로 경기 회복 추세가 바뀔 정도는 아니지만 증세 전 부풀었던 소비심리가 시들어져 경기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구마노 히데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낸 경기진단을 통해 “소비 증세 후 경기침체는 아직 가계에 국한된 모습”이라면서도 “앞으로 경기 개선의 초점은 임금 인상 움직임이 어디까지 전파될지에 있다”고 말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