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적 리얼리즘' 새 소설 미학 창시
[ 박상익 기자 ] 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콜롬비아 출신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17일(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87세. 멕시코 일간 엑셀시오르 등에 따르면 마르케스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의 코요아칸에 있는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그의 가족들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 작품으로 198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마르케스는 17세기 미겔 데세르반테스 이후 스페인어권 문학의 거장으로 손꼽혀 왔다. 이 소설은 세계 35개국 언어로 번역돼 5000만부가 팔렸다. 마르케스는 라틴아메리카 대륙이 겪은 역사의 리얼리티와 토착신화의 상상력을 결합해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새로운 소설 미학을 창시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콜롬비아 카리브해 연안의 아라카타카라는 마을에서 11남매 중 맏이로 태어난 그는 스페인 정착민과 원주민, 흑인 노예들의 삶을 지켜보며 조부모와 함께 유년시절을 보냈다.
마르케스는 암 투병 중에 이를 극복하고 자신의 연설문집을 모아 발간한다는 소식이 2010년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에는 치매를 앓아 모든 집필 활동을 중단한 사연이 알려졌다.
그는 1981년 멕시코에 정치적 망명을 요구했으나 멕시코 당국은 마르케스가 군사정부의 박해를 받았다고 간주할 만한 요인이 없다며 거부했다. ‘가보(Gabo)’라는 애칭을 가진 그는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절친한 사이였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위대한 콜롬비아 출신 거장의 죽음에 천년의 고독과 슬픔이 느껴진다”며 부인과 가족을 위로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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