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뱅 둘라 해밀턴 최고경영자 "한국진출 5년…이렇게 성장세가 빠른 나라는 처음"

입력 2014-04-19 18:00  

Luxury & Style

여의도 IFC몰에 팝업스토어 개장
세계 표준시간 넣은 시계에 도쿄 대신 서울 새긴 한정판 만들었죠



[ 임현우 기자 ] “진출한 지 이제 5년이 됐는데, 이렇게 성장세가 빠른 나라는 한국이 처음입니다.”

서울 여의도 IFC몰 팝업스토어 개장을 기념해 방한한 실뱅 둘라 해밀턴 최고경영자(CEO·사진)는 “70개 가까운 진출국 중 미국, 이탈리아, 일본, 중국과 함께 벌써 매출 ‘톱5’에 진입했다”며 한국 시장에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팝업스토어에 전시된 올 신상품 ‘재즈마스터 GMT 서울 리미티드 에디션’(187만원)은 한국 시장에 대한 해밀턴의 높은 기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이다. 세계 표준시간인 그리니치평균시(GMT)를 보여주는 시계 가운데 한국 표준시간인 GMT+9를 표시하는 자리에 ‘도쿄’ 대신 ‘서울’을 새겨넣은 세계 최초의 시계다. 한국 소비자를 위한 일종의 팬 서비스인 셈이다.

▷한국만을 위한 한정판 시계는 이례적이다.

“사실 우리는 특정 국가를 위한 한정판을 만든 적이 거의 없다. 한국 시장 진출 5년 만에 이룬 뛰어난 성과를 축하하려는 뜻에서 특별한 시도를 한 것이다.”

▷성장세가 어느 정도이기에 그런가.

“5년 전 ‘제로’에서 시작했는데 해마다 50% 안팎을 웃도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스페인이나 프랑스처럼 40여년 전 진출한 나라들을 일찌감치 추월해 무섭게 크고 있다.”

▷어떤 사람들이 많이 사나.

“핵심 고객은 남성이다. 나이대는 다양하지만 다른 스위스 시계 브랜드에 비해 젊은 편이다. 특히 기계식(메커니컬) 시계를 처음 사는 25~35세 젊은 남성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 시계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고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사람들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비슷한 가격대의 시계 브랜드는 많은데.

“그렇지 않다. 스위스에서 만든 기계식 시계 중에서 가격이 100만~200만원인 브랜드는 많지 않다. 이 가격대의 시계 브랜드는 대부분 전자식(쿼츠)이다. 반면 해밀턴은 90% 이상 제품에 기계식 무브먼트(시계의 핵심 부품인 동력장치)를 쓴다. 시계 시장에서 해밀턴이 독보적 경쟁력을 가진 브랜드라고 자부한다.”

▷가격 대비 높은 품질이 경쟁력이란 얘긴가.

“100만~200만원대의 뛰어난 스위스 기계식 시계라는 전략을 앞으로도 지켜갈 것이다. 현재 가격 수준을 유지하면서 무브먼트를 비롯한 시계 곳곳에 고급스러운 가치를 더하는 게 우리가 집중하는 과제다. 가격만 매년 터무니없이 올리는 건 근시안적이고 비정상적인 마케팅 아니겠나.”

▷좋은 시계를 고르는 법을 조언한다면.

“시계를 차는 사람의 성격을 잘 반영하는 제품인지 잘 따져봐야 한다. 시계라는 건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교체하는 전자기기와는 달리 감성을 담은 물건이다. 손목에 차는 순간 느껴지는 캐릭터와 디테일이 나의 감성과 잘 맞는다면 그 시계가 좋은 시계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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