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거위' 종신연금

입력 2014-04-21 07:00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 (46)

박준범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



매일 한 개씩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있었다. 어느 날 주인은 거위 배 속에 수많은 황금덩어리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심이 생겨서 거위 배를 갈랐다. 거위 배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결국 황금알을 낳는 거위만 죽었다. 어렸을 때 읽었던 이솝우화 얘기다. 주인이 욕심을 부리지 않고 매일 손에 쥘 수 있는 한 개의 황금알에 만족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죽을 때까지 풍요로운 삶을 누렸을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도 이처럼 황금알을 평생 제공해 주는 상품이 있다. 바로 종신연금이다. 종신연금이란 장수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상품이다. 가입자는 사망할 때까지 약속된 연금액을 지급받는다. 다른 일반적인 금융상품은 원금에 이자가 합산돼 재원이 쌓이다가 은퇴 이후에 이를 조금씩 찾아 쓰는 구조다. 이러다 보면 언젠가는 소진되기 마련이다. 종신연금은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지급 받는 게 보장된다. 연금을 받는 기간이 정해진 확정기간형(10년, 20년 등)을 선택하는 것보다 매년 지급되는 연금액이 적기는 하다. 하지만 요즘처럼 고령화 시대에 평생 동안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유리하다.

조기 사망할 경우 이런 종신연금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장수를 꿈꾼다. 노후 준비도 여기에 맞춰 안전하게 하는 게 좋다. 장수란 축복이지만 오래 사는 동안 필요한 생활비 등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큰 위험이다. 따라서 종신연금처럼 보험으로 그 위험을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퇴기간이 아무리 길어져도 종신연금이 있다면 생활비가 지속적으로 마련되는 셈이라서다.

최근에는 종신연금에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고 있다. 꼭 오래 사는 사람에게만 혜택이 제공되는 게 아니란 의미다. 불가피하게 조기 사망해도 일정 기간 동안 연금 지급이 확정적으로 보장되거나 남은 연금재원을 유가족에게 상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일반화됐다.

박준범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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